◇세상을 이어주는 다리를 건너요/디디에 코르니유 글, 그림·이성엽 옮김/
84쪽·1만6000원·톡
담긴 내용과 찰떡궁합으로 꼭 알맞게 디자인된 책을 보면 얼마나 반가운지 숨이 멎을 지경일 때가 있습니다. 책의 판형, 글자 모양, 이미지 등 모든 요소를 아이들을 위해 구성하고 계획한 것이라면 감동은 더 커지지요. 그림책은 글과 그림을 담은 ‘책’이기 때문에 책이어서 가능한 구조적 특징을 잘 활용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책은 가로가 유난히 깁니다. 판형 그 자체로 다리를 연상하게 되지요. 책을 펼쳐 보면 장면마다 반복적으로 배치된 가로로 긴 이미지 요소들을 만날 수 있어요. 치밀하게 계산된 디자인 덕에 딱딱한 정보들이 훨씬 말랑말랑하게 다가옵니다. 내용은 다리가 어떻게 건축되는지, 세워진 장소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누가 지었는지 등의 정보를 담고 있어요.
소개하는 다리 종류도 다양합니다. 브라질의 리우니테로이 다리는 바다 위를 가로질러 만들어졌다고 해요. 프랑스 남부 타른 강 협곡 위에 지어진 미요 대교는 주탑 높이가 342m나 된답니다. 세계 최초의 철교인 콜브룩데일 철교는 벽돌보다 가볍고 나무보다 오래가는 재료를 찾으려 고민했던 토머스 파놀스 프리처드의 노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처럼 다리 건축에 쓰인 자재들의 변천은 물론이고 다리를 건축하는 과정을 기초공사부터 단계적으로 설명해 줘요. 세계 곳곳의 다리들을 살펴보면서 현대 건축기술의 흐름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꼭 같이 보아야 할 책들이 있어요. 이 책의 저자가 만든 ‘높이 솟은 마천루에 올라요’(이 책은 세로가 눈에 띄게 길어요), ‘건축가들의 집을 거닐어요’ 역시 담고 있는 내용의 특성에 따라 흠잡을 데 없이 잘 디자인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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