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 ‘악스트’ 출간 한 달도 안돼 1만 부 찍어…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6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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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악스트’(사진·은행나무)의 기세가 심상찮다. 이달 창간한 이 격월간 잡지는 한 달도 안돼 1만 부를 찍었다. 소설 단행본이 초판 2000부도 소화되지 않는 현실, 문학동네와 창작과비평 같은 주요 문학출판사들의 문예 계간지 발행부수도 5000~1만 부 정도인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돌풍’이다. 지난주 인터넷서점 알라딘의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었을 정도다.

비결이 뭘까. 일단 ‘소설을 위한 잡지’로 특화한 것이 시장에 먹혔다는 분석이다. 창간호에는 장편소설 3편, 단편소설 3편, 소설 서평 16편, 소설가 천명관 씨 인터뷰가 실렸다. 기존 문예지들은 대개 특정 주제에 대한 평론과 시, 소설 등으로 구성된다.

‘악스트’의 편집위원인 소설가 정용준 씨는 “소설은 문학 분야 중에서도 어느 것보다 많은 대중 독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장르”라면서 “소설만 다룬 잡지라는 게 독자들을 많이 끌어들인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 문예지의 편집위원이 평론가들인 데 비해 ‘악스트’ 편집위원은 소설가(배수아 백가흠 정용준)만으로 짜인 것도 특징이다.

파격적인 가격도 반향이 컸다. 기존 문예지의 가격이 1만5000원 정도인데 비해 악스트의 판매가는 2900원이다. 본래 무가지로 배포하려 했다가, 가격을 매기지 않고는 서점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책정한 값이다. 인터넷엔 “착한 가격에 양질의 내용”이라는 구입 독자 평이 많다. 만듦새도 부담 없다. 500쪽이 훌쩍 넘는 계간지들보다 큰 A4판형에 200쪽 좀 넘는 분량이다.

알라딘의 박하영 도서1팀장은 “가격의 장점도 컸고 최근 한국문학의 이슈와 연결된 내용도 관심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설가 천명관 씨는 악스트 인터뷰에서 “문단의 작가들은 대학 교수님, 편집위원·심사위원 선생님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문단 권력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 인터뷰는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이 제기되기 2달 전인 4월에 이뤄졌지만 출간 시점에 문단 권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슈가 불거지면서 주목 받았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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