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부·울·경!]뜨거운 밤 부산, 고래도시 울산, 청정해변 경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0일 03시 00분


부산 해운대 동백섬 입구의 ‘더 베이 101’에서 바라본 마린시티 야경.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핫한 공간이다. 부산시 제공
부산 해운대 동백섬 입구의 ‘더 베이 101’에서 바라본 마린시티 야경.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핫한 공간이다. 부산시 제공
‘여름휴가는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으로.’ 부산과 경남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종식을 선포했고, 울산은 메르스 청정지역을 고수했다. 동남권은 메르스로 위축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름휴가는 국내에서, 부울경으로’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부산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찾아가는 설명회’ ‘해외 여행사 팸투어’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울산시는 기업체 피서객 유치를 위해 항공료 최대 40% 할인을 비롯해 렌터카와 숙박료 등을 할인해 준다. 경남도는 공무원과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도내에서 여름휴가를 즐길 것을 권장하고 있다. 청정해수욕장과 시원한 계곡, 여름축제가 많은 부산 울산 경남을 둘러본다.

[부산]

부산은 바다와 여름의 도시다. 낮엔 바닷가에서 해수욕과 해양레포츠를 즐기고 밤엔 바람을 벗하여 황홀경 야경에 빠져보자. 근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한 전통시장에는 골목마다 맛과 멋, 이야기가 숨어 있다.

부산에는 1시간 거리 도심에 7개 해수욕장이 있다. 러키세븐 7개의 해상교량으로 연결된 해안순환도로를 달리다 보면 꿈과 상상이 현실로 변한 부산의 매력이 느껴진다. 독일 제2공영방송인 ZDF TV가 세계의 아름다운 3대 해변으로 꼽은 해운대해수욕장은 올해 개장 50주년을 맞아 백사장 폭을 기존 40m에서 100m로 넓혔다. 6000여 개의 파라솔, 마천루가 즐비한 마린시티, 밤을 지새우는 젊음의 열기가 가득 찬 해운대해수욕장은 한국의 여름 해변문화를 대변한다.

부산의 보석 광안대교를 품은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는 자외선 차단 일광욕 구역(태닝존)이 마련됐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전용구역도 들어섰다. 밤이 되면 거리공연 천국으로 변한다. 다음 달 주말마다 오후 9시∼다음 날 오전 1시 ‘차 없는 문화의 거리’에서 색다른 공연과 콘서트가 펼쳐진다.

올해로 스무 살을 맞이한 부산바다축제가 다음 달 1∼8일 7개 해수욕장에서 시민 참여 위주의 33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부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중구 광복동 용두산공원 부산타워에 오르면 360도 유리벽 너머로 부산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동구와 중구로 이어지는 산복도로에서 보는 부산항 북항과 영도, 부산항대교의 야경은 환상적이다. 해운대 장산과 황령산, 금련산에서 바라보는 해운대 센텀·마린시티와 광안대교의 야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부산시티투어버스 야경코스를 이용하는 것도 여름밤을 즐기는 한 방법이다.

전국 명물로 떠오른 중구 부평동 깡통야시장의 다문화음식,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수요일마다 열리는 무료 명작감상은 부산이 주는 특별한 여름선물이다. 영화 ‘국제시장’의 주무대인 중구 신창동 국제시장, 다리 상판이 들리는 영도다리, 국내 최대 수산물시장인 남포동 자갈치시장, 6·25전쟁 당시의 명맥을 이어오는 보수동 책방골목에는 부산이야기가 담겨 있다. 부산역 맞은편 동구 ‘초량 이바구길’과 범일동 안창마을, 한국의 마추픽추로 알려진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은 피란민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추억의 보고(寶庫)다.

푸른 바다 위의 요트투어는 이색 즐거움이다. 누구나 한 번쯤 머릿속에 그려본 영화 같은 순간은 수영강 요트경기장의 ‘요트 비(B)’, 해운대 동백섬 입구 ‘더 베이 101’, 남구 용호동의 ‘다이아몬드 베이’에서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울산]

공업화로 상징되는 울산. 그러나 남구는 선사시대부터 내려온 고래이야기로 울산 관광의 중심이 되고 있다.

올 여름휴가를 고래관광으로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고래는 선사시대 반구대 암각화에서부터 근대의 장생포에 이르기까지 울산 곳곳에 숨어 있는 이야깃거리다.

국내 유일의 고래문화특구인 장생포는 고래천지다. 상점 표지판과 벽화그림, 조형물에도 고래가 있다. 건물은 고래를 형상화해 지었다. 고래박물관은 흰수염고래를, 고래생태체험관은 향고래를, 고래바다 여행선은 고래 배 속을 표현했다. 고래박물관 광장에는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가 포경금지를 선언한 후 마지막이 된 포경선 진양6호가 전시돼 있다.

남구에는 고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최대 수변공원인 선암호수공원을 비롯해 도심 속 산책길인 솔마루길, 울산대공원,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는 신화마을, 공공디자인을 총망라한 삼산디자인거리는 또 다른 명소다.

금강산도 식후경. 쫄깃하고 담백한 고래고기는 체력 회복에 좋다. 식도락가들은 12가지 맛을 지녔다며 별미 중의 별미로 꼽는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은 “고래가 춤추는 장생포에서 색다른 매력을 느껴보고 아름다운 추억 여행을 만들어보라”고 말했다.

[경남]

‘올 여름휴가는 ‘브라보(Bravo) 경남에서.’ 경남이 피서객 유치를 위해 소매를 걷었다. 브라보 경남은 최근 경남도가 새로 만든 브랜드 슬로건이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간부 공무원들에게 “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이 많은 지역 주민과 상인들을 위해 가능하면 여름휴가를 경남에서 보내라”고 당부했다. 23일 ‘메르스 종식’을 선언한 경남은 공공기관부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경남에는 휴가를 즐길 만한 곳이 많다. 청정해수욕장은 추천 1순위다. 남해군 미조면 송정솔바람해변과 통영시 한산면 비진도산호빛해변, 거제시 동부면 학동흑진주몽돌해변이 대표적이다. 계곡은 별천지다.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 함양군 안의면 용추계곡, 거창군 북상면 월성계곡,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 중산리계곡이 그런 곳이다.

축제는 덤으로 즐기는 참여의 장이다. 거제 구조라해수욕장의 바다로 세계로(30일∼8월 2일), 함양군 합천읍의 산삼축제(30일∼8월 3일), 통영시 세병관에서 열리는 한산대첩축제(8월 12∼16일)는 체험 위주로 꾸며진다. 이동찬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유명 관광지의 숙박업소와 음식점을 대상으로 가격 할인을 유도하고 하반기 해외 관광객 유치계획을 다음 달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silent@donga.com·정재락·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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