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수상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1일 03시 00분


○ 최철한 9단 ● 이지현 5단
본선 16강 3국 5보(84∼109)

백의 처지에선 지옥 같은 패, 흑에겐 꽃놀이패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철한 9단은 잠시 창문 밖 한강으로 시선을 돌린다. 쉼 없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이 바둑 역시 한 번도 백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흘러가고 있다. 저절로 최 9단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최 9단은 이미 이 대국의 운명이 정해졌다는 걸 느끼고 있다. 우상 패를 마치 승부 패처럼 수십 수 이전부터 이끌고 왔지만 사실 그 패도 승부의 물줄기를 되돌리는 데는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백 86으로 패를 땄을 때 최 9단의 직감대로 이지현 5단은 패를 신경 쓰지 않고 흑 87, 89로 우변 백 대마의 수를 줄이고 나섰다. 패와 상관없이 수상전을 해도 이긴다는 의미다.

백 90 대신 참고도처럼 패를 키우면 뭔가 희망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흑 6에 이어 ‘가∼다’ 등이 모두 흑의 팻감이어서 백이 버티기 힘들다.(백 5는 ○ 곳에 패 따냄)

흑 95로 이은 것은 ‘이겼습니다’라고 선언하는 수. 백이 패를 해소하는 걸 기다려 흑 97, 99로 수를 줄이니 우변 백 대마가 끝내 숨을 거뒀다. 흑 109로 먹여치는 수가 수상전의 급소. 흑이 한 수 빠르다. 이후 수순은 총보로 미룬다. ○=91, 86=94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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