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 20, 22로 죽죽 밀어 버린다. 실리로는 우변 흑 집을 굳혀 줘 손해. 하지만 백 24의 협공이 모든 시름을 잊게 할 만큼 기분 좋다.
참고 1도 백 1의 마늘모 행마는 정석 사전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지금은 왠지 내키지 않는다.
백진은 쪼개지는 데 비해 흑진은 8로 웅장하게 커지기 때문이다. 남의 집이 커 보이면 진다지만 참고 1도의 우상 흑진은 풍부한 잠재력이 있다. 흑 25로 가볍게 달아나자 백도 26으로 끈끈하게 쫓아온다. 이럴 때가 고민된다. 백 26에는 흑이 손을 빼면 28로 붙여 차단하겠다는 백의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참고 2도 흑 1, 백 2를 교환하면 백 28을 예방할 수 있지만 이 교환은 악수 중의 악수. 눈 딱 감고 흑 27로 틀어막자 백은 즉시 28로 차단한다. 백의 입장에선 응징의 한 수다. 흑 29가 하변 한 점을 살려 오는 유일한 수. 결국 타협이다.
흑은 하변 한 점을 살리고 백은 36으로 중앙에 머리를 내밀어 서로 불만이 없다. 그래서 반상은 다시 고요한 평화가 찾아왔나 싶었는데 하변 흑의 안전을 두텁게 확보하는 수처럼 보이는 흑 41이 초반 완착이었다. 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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