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고정관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7일 03시 00분


○ 류민형 4단 ● 김지석 9단
본선 16강 4국 총보(1∼155)

하변 흑은 잡을 수 없는 걸까. 참고 1도 백 1로 파호한다면? 흑 2는 유일한 수인데 백 3으로 단수할 때가 하이라이트다. 흑 4. 놓고 나면 쉽지만 아마추어는 실전에서 쉽게 떠올릴 수 없는 수다.

단수에도 잇지 않는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 물론 흑 4를 5에 둔다면 백이 4에 두어 흑이 전멸한다. 류민형 4단도 한참 전에 이 수를 봐두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던질 타이밍을 잡기 위해 참고 1도 직전인 흑 155까지 끌고 온 것이다.

여기저기서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전투가 벌어졌지만 결말은 흑의 압승이었다. 백이 중반 무렵 대세의 급소를 두어 번 놓쳤기 때문. 참고 2도로 돌아가 보자. 류 4단은 백 1로 흑 한 점을 무력화시켜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흑 2로 훨훨 날자 우상이 온통 흑의 텃밭으로 변해버렸다. 프로라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백 ‘가’의 삭감을 놓친 것이다. 모양(세력)을 공격에 활용하지 않고 집으로 만드는 것은 하수의 수법이라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이 경우엔 우상 흑 집이 일당백이었다. 34=29, 116=103.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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