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후보 5인은 ‘뿌리가 복잡한 사람들’… 혼돈속에 살아가는 다양한 삶 추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7일 03시 00분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올해 5회를 맞는 박경리문학상의 최종 후보 5명이 공개됐다. 이 상은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1926∼2008)의 문학정신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1년 제정됐다. 국내외 작가들을 모두 대상으로 하는 한국 최초의 세계문학상이다.

올해 심사위원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김성곤 서울대 명예교수, 김승옥 고려대 명예교수, 김우조 한국외대 교수, 이세기 소설가, 최현무 서강대 교수다. 1월 회의 때 후보 20여 명이 추천됐고 지난달 회의에서 5명으로 압축됐다. 최종 후보자는 아미타브 고시(인도), 아모스 오즈(이스라엘), 이사벨 아옌데(칠레), 밀란 쿤데라(체코), 필립 로스(미국)다. 모두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온 세계적인 소설가들이다.

12일 서울 안국동 사무실에서 만난 심사위원장 김우창 교수는 후보들에 대해 “뿌리가 복잡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아미타브 고시는 인도에서 태어났고 영국에서 유학했으며 미국에서 강의했던 사람이고, 필립 로스는 미국인이지만 폴란드계 유대인 가정에서 나고 자란 작가다. 아모스 오즈는 시오니스트 가정에서 성장했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평화공존을 주창해왔다.”

살바도르 아옌데 전 칠레 대통령의 조카딸인 이사벨 아옌데는 진보 운동에 참여했다가 베네수엘라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이주했다. 밀란 쿤데라도 체코 정부의 숙청으로 프랑스로 망명했다.

“21세기는 디아스포라의 시대가 아닌가. 최근 외신에서 발칸 반도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자기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이들이 60%에 가깝다는 소식을 읽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이민 가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자신의 울타리 밖을 생각하고, 실제로 울타리를 넘어 이주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우리 모두가 뿌리가 복잡한 시대를 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도 이주민 이야기”라면서 “옛 질서가 흔들리고 새로운 질서가 세워지는 혼돈의 시기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의 문제가 ‘토지’의 주제의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세기 또한 과거의 관습이 무너지고 새롭고 다양한 삶 체계들이 제시되는 때”라며 “박경리문학상 수상작 선정은 바로 이런 주제의식을 문학적으로 어떻게 형상화했느냐가 심사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회는 이르면 9월 말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식은 ‘2015 원주 박경리문학제’에 맞춰 10월 24일 강원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다. 동아일보는 최종후보 작가 5명의 작품 세계를 차례로 지면에 소개할 예정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박경리문학상#김우창#최종 후보 5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