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산책 출판사는 소설 ‘올 댓 이즈’를 최근 발간하면서 저자인 미국 소설가 제임스 설터의 세계관과 인터뷰 등을 담은 20쪽짜리 타블로이드 신문을 만들어 독자에게 배포했다. 비매품으로 500만 원을 들여 1만 부를 제작했지만 10일 만에 재고가 떨어졌다. 더 구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이어졌다. 마음산책은 추가 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PDF파일 형태로 독자에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앞서 프랑스 소설가 로맹 가리, 일본 작가 요네하라 마리를 소개하는 비매품 신문을 낼 때도 비슷했다”며 “특정 작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한정된 부수만 찍기 때문에 독자들의 반응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서점가에서는 소설 ‘파수꾼’ 못지않게 ‘하퍼 리’란 제목의 ‘비매품 책’이 인기였다. 도서출판 열린책들이 지난달 ‘파수꾼’을 출간하면서 만든 것으로 하퍼 리의 인생과 작품 세계를 담았다. 1개월 만에 3만 부가 모두 소진됐다. 회사원 김모 씨(32)는 “서점에 문의해 겨우 한 권 구했다”며 “한정판 같아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출판사 북스피어도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 소설 ‘모방범’ ‘화차’의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관이나 인터뷰를 담은 비매품 잡지 ‘르 지라시(Le Zirasi)’를 펴내고 있다. 10월에는 ‘셜록 홈스’의 작가 아서 코넌 도일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 ‘제라르 준장’이 발간되면서 도일을 다룬 같은 잡지 11호가 나온다.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는 “딱 1쇄만 찍기 때문에 독자들이 구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라며 “‘르 지라시’를 보기 위해 책을 구매한다는 독자들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백원근 ‘책과 사회 연구소’ 대표는 “작가 소개 출간물들이 공짜인데도 내용이 아주 알차고 수준이 높다”며 “고급 독자를 사로잡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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