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거리 좁힌 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7일 03시 00분


○ 이창호 9단 ● 박영훈 9단
본선 16강 5국 8보(126∼152)

흑 ○는 반상에 남은 유일한 공터를 공략한 수. 여기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더이상 비빌 언덕이 없다. 흑 ○에 직접 응대하는 것은 흑의 의도에 휘말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백 126의 동문서답은 기세이자 정수.

흑은 127, 129로 좌변 백을 갈라놓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백도 130부터 좌변 흑을 공략하며 중앙과 쉽게 연결하는 길이 있어 타개가 어렵진 않다.

그런데 백 138로 지나가는 길에 가볍게 들여다본다는 것이 실착이었다. 흑이 이을 것을 기대했으나 139로 반발하자 딱히 응징할 길이 없다. 이런 응수타진에 정교했던 이창호 9단이 흑의 반발을 깜빡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국후 검토에서 백 138로는 참고도 백 1로 패를 계속해야 했다. 흑은 어차피 팻감이 부족해서 흑 4, 6으로 물러서는 게 최선. 이때 백 9까지 우변 실리를 챙기면 여전히 우세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다. 흑 10 이하의 반격은 백 23까지 성립하지 않는다. 흑 139 때문에 좌변 패에 대한 백의 부담이 커져 결국 152로 중앙과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점이 백의 아픔이다. 어느덧 한참 뒤떨어져 있던 흑이 슬그머니 쫓아와 점점 거리를 좁히고 있다.

135 143 149=○, 140 146=132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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