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음식 사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03시 00분


박경모 전문기자
박경모 전문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는 사진 중 풍경, 여행 사진 다음으로 많이 올라오는 게 음식 사진이다. 외식 증가와 맛집 순례, ‘먹방’의 영향에다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작용한다.

음식 사진은 움직임이 없고 초상권에서도 자유로워 스마트폰 초보 사용자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음식 사진의 성패는 얼마나 먹음직스럽게 찍느냐에 달려 있다. 그 열쇠는 빛의 활용에 있다.

음식 사진은 앉는 자리가 중요하다. 빛이 풍부한 창가에 앉았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직사광선은 피해야 한다. 부드러운 빛이 들어오는 남향이나 북향 창가가 좋다. 부드럽게 스며드는 역광(逆光)은 같은 음식이라도 한층 먹음직스럽게 만드는 마법의 빛이다.

햇빛이 강하면 반대쪽에 그림자가 생긴다. 창문 커튼으로 살짝 가려 부드럽게 하거나 A4용지, 알루미늄 포일 등으로 빛을 반사시켜 주면 음식의 디테일을 살릴 수 있다.

실내에서 형광등 빛으로만 찍을 경우 폰카의 셔터 타임이 30분의 1초 이하로 내려가므로 그립을 단단히 잡고 조명 가까이에서 최대한 많이 찍는다. 다른 휴대전화의 플래시 빛을 보조광으로 활용하되 플래시는 터뜨리지 말아야 한다. 플래시의 강한 빛이 음식의 질감이나 색상을 통제 불능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김치찌개, 스테이크, 짜장면 등 톤이 어두운 요리는 흔들림에 주의해야 한다.

음식 크기가 작아 미세한 부분을 선명하게 클로즈업해야 할 때는 접사 기능을 켜고 수동 초점과 노출 조절 기능을 써야 한다. 폰카의 프로 촬영 모드에서 노출과 포커스 버튼을 움직이거나(안드로이드폰) 화면을 터치해 원하는 부분에 노출과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아이폰). 스마트폰에 능숙한 사용자라면 화이트 밸런스(WB) 기능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색을 얻을 수도 있다.

음식 사진은 어떤 구도로 얼마나 클로즈업했느냐에 따라 먹음직스러운 정도가 달라진다. 구도에 자신이 없다면 음식의 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최대한 클로즈업하면 주변의 초점이 흐려지는 아웃 포커싱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람 얼굴에 얼짱 각도가 있듯 음식 촬영에도 최적의 각도가 있다. 일반적으로 자리에 앉아 눈으로 보는 각도보다 약간 높은 45∼50도가 좋다. 음식 담은 접시를 테이블 위에 놓고 폰카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면 음식 위의 물기가 반사된다. 그때가 셔터 타임이다.

해외 유명 레스토랑 중에는 음식 사진 촬영을 금지하는 곳도 있다. 주변 손님에게 방해가 되고 음식이 식어 맛이 변할 수도 있기 때문. 음식 세팅을 셰프의 지식재산권으로 보기도 한다. 우리도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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