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MOVIE]“깨알 코믹연기 굿” “좀 더 빵빵 터졌더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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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대목 스크린 승자는?
<중> ‘탐정: 더비기닝’

《 24일 개봉하는 ‘탐정: 더 비기닝’(15세 이상)은 전형적인 ‘추석용’ 코미디 영화다. 한때 경찰을 꿈꿨지만 만화방을 하며 추리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애 둘 딸린 ‘추리광’ 강대만(권상우), 한때는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후배보다 승진이 밀린 강력계 형사 노태수(성동일)가 주인공. 두 사람은 대만의 친구이자 태수의 부하 형사인 준수(박해준)가 살인 누명을 쓰자 진짜 용의자를 잡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한류 스타’ 권상우와 감초 조연으로 유명한 성동일의 조합은 과연 어떤 맛을 냈을까. 》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준수 사건에 대해 탐문수사를 하던 중 한 빵집에서 마주친 강대만(왼쪽)과 노태수. 파워블로거이자 추리광인 강대만은 자신을 ‘똥파리’라며 무시하는 노태수에게 “서로 힘을 합쳐 준수의 누명을 벗겨주자”고 설득한다. 영화인 제공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준수 사건에 대해 탐문수사를 하던 중 한 빵집에서 마주친 강대만(왼쪽)과 노태수. 파워블로거이자 추리광인 강대만은 자신을 ‘똥파리’라며 무시하는 노태수에게 “서로 힘을 합쳐 준수의 누명을 벗겨주자”고 설득한다. 영화인 제공
▽김배중=솔직히 권상우, 성동일이 주연이라고 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 권상우는 영화 ‘통증’(2011년) 이후에 스크린에선 소식이 뜸했고 성동일은 조연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잖아. 그런데 생각보다 재미있어. 둘이 ‘케미’가 좋던데.

▽이새샘=둘의 캐릭터가 확실한 코믹 탐정물이라 생각 없이 재미있게 보기 딱 좋지. 근데 난 둘이 궁합이 잘 맞았는지는 좀….

▽김=왜? 난 권상우가 그런 생활밀착형 개그를 할 수 있는 줄 몰랐어. 아내(서영희)한테 구박받으면서도 ‘형사질’하고 싶어 안달이 난 그 모습에 공감이 가던걸. 애 보는 모습도 썩 잘 어울리고. 성동일도 신들린 코믹 연기에 의외의 액션 연기까지 하잖아.

▽이=명절용 탐정물이라면 ‘조선명탐정’ 시리즈가 떠오르는데 거기선 주인공 김민(김명민)이 사건을 풀고 조연인 서필(오달수)은 웃음을 담당했잖아. 여긴 그런 역할 분담이 없어서 좀 정신없었어. 서로 치고 빠지는 호흡이 맞아야 하는데 두 사람이 계속 잽만 날리는 느낌이랄까.

▽김=난 그보다 권상우의 혀 짧은 소리가 좀 거슬리더라. 한번 그렇다고 생각하니까 계속 그렇게 들리는 건가….

▽이=
그래? 난 그건 의식 못했는데. 영화 속 캐릭터가 어수룩하고 소심한 역할이다 보니 그런 발음이어도 어울렸던 거 같아.

▽김=두 사람이 평범한 가장이자 남편이라는 면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역시 추석용 영화다웠어. 대만이 쓰레기 버리러 가는데 아내가 새끼손가락에 음식물쓰레기봉투까지 걸어주거나 태수가 설거지하기 싫어서 고무장갑 손에 안 맞는다고 징징대는 장면에서 ‘물개 박수’를 쳤다니까.

▽이=근데 극중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전부 아내잖아. 그걸 보면서 마냥 재미있어 하긴 좀 힘들었어. 그런 사건에 아내한테 구박받는 대만과 태수의 모습이 겹치니까 기 센 여자는 다 죽어야 된다는 건지 뭔지….

▽김=
에이, 그건 좀 ‘오바’다. 시체나 살인 장면이 꽤 적나라하게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코믹한 요소가 강하니까 좀 희석되지 않아? 부부 사이에 솔직히 터놓고 얘기하자, 뭐 그런 메시지도 있고.

▽이=순제작비가 38억 원밖에 안 되니 손익분기점(약 180만 명)은 충분히 넘을 거 같아. 그래도 난 더 빵빵 터져주길 기대했는데 좀 아쉬웠어. 추리 과정이 아주 치밀한 것도 아니고. ‘사도’에 대적하기는 좀 힘들 듯.

▽김=어깨 힘 다 뺀 권상우 모습이 보기 좋았어. 권상우-성동일 콤비가 보여주는 ‘깨알 재미’가 확실하니 입소문만 제대로 난다면 ‘조선명탐정’ 1편처럼 기대 이상의 흥행도 가능할 거 같은데.

▽이=아, 그런데 제목이 ‘탐정: 더 비기닝’이잖아. 혹시 시리즈가 될 수 있을까? 끝에 속편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잖아.

▽김=그거야 뭐, 흥행 결과에 달렸겠지? 개인적으로 이 조합, 또 보고 싶긴 하다.

김배중 wanted@donga.com·이새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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