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까다로운 응수타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5일 03시 00분


○ 조한승 9단 ● 박민규 4단
본선 16강 6국 9보(153∼175)

하변 전투가 일단락되면서 이젠 끝내기 승부에 접어들었다. 하변 백 대마가 구불구불 살아나오면서 흑 집을 많이 깼지만 흑도 백 ○ 두 점을 잡아 큰 불만은 없다.

상변 흑 155가 생각보단 까다롭다. 응수가 어려울 땐 손을 빼라는 바둑 격언처럼 백은 손을 돌려 158로 우하 흑을 위협한다. 흑에게 쌈지뜨고 살라는 뜻이다. 흑도 173에 두면 쉽게 두 집 내고 살 수 있지만 백에게 굴복하는 것 같아 싫다. 흑은 165까지 삶을 확인하면서 우하에 백 집이 몇 집 붙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애는 식으로 대응했다. 상변에서 백의 선택은 166. 첫 감으로 떠오르는 수는 참고도 백 1로 붙이는 것. 보통은 이것이 맥이다. 그러나 흑이 6으로 끊은 뒤 재차 12까지 절단하면 중앙 백이 고립무원이다. 그래서 백 166은 인내와 기다림의 한 수다. 흑은 그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지 175로 묘한 곳을 찔러 온다. 백이 A로 이어 두 점을 살릴 것인지 아니면 B로 중앙을 보강할 것인지 묻는다. 질문의 난도가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은 된다. 백이 반집 정도 두터운 지금 상황에선 한 문제만 틀려도 그동안 쌓아놓은 점수를 확확 잃는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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