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가족사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03시 00분


가족사진은 어른과 어린아이들이 가운데 앉는 것이 자연스럽다.
가족사진은 어른과 어린아이들이 가운데 앉는 것이 자연스럽다.
박경모 전문기자
박경모 전문기자
다음 주말부터 추석 연휴다. 온 가족이 모이면 빠질 수 없는 게 기념사진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추억의 고품질 가족사진을 얻을 방법은 없을까.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 카메라는 기본 1600만 화소 이상의 후면 카메라에 고급 디지털카메라에서나 지원하는 밝기, 셔터 타임, 포커스 자동 조절, 사진 보정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좋은 사진을 얻는 데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아무리 카메라 성능이 좋아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있으나마나다.

특히 집 안에서 찍을 때는 야외보다 훨씬 어둡기 때문에 카메라 흔들림에 주의해야 한다. 실내가 보통 밝기라면 자동 모드로 촬영할 경우 셔터 타임이 30분의 1초 이하로 떨어지게 되므로 폰카를 꽉 잡지 않으면 흔들리게 된다. 이런 사진은 휴대전화 화면으로는 그럭저럭 볼만하지만 인화하거나 PC 또는 대형 TV 화면으로 보면 실망하게 된다.

실내가 어두워도 플래시를 쓰지 않는 게 낫다. 플래시를 쓰면 분위기가 살지 않고 자연스러운 표정을 잡는 게 쉽지 않다. ISO(감도) 조절 기능이 있는 폰카라면 한두 단계 올리고 가급적 밝은 창문 쪽의 빛을 활용하는 게 좋다. 밖이 어두워 100% 인공광으로만 찍을 경우 실내조명 바로 아래에 서면 얼굴 윤곽에 짙은 그림자가 생긴다. 살짝 비켜서는 게 요령이다.

가족사진이라고 꼭 실내에서만 찍을 필요는 없다. 베란다나 마당, 가까운 동네 놀이터 등으로 나가 보자. 배경이 복잡하지 않은 곳이면 어디든 괜찮다.

어린아이를 찍을 때는 카메라 앵글을 낮춰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통제가 잘 안되는 아이라면 과자나 장난감 등으로 주의를 끌어야 한다. 어르신들은 표정이 굳어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화장을 가볍게 하고 원색 계열의 옷을 입으면 한층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집 안에서 찍는 가족들의 스냅사진은 특별한 포즈가 필요 없다. 서로 잘 아는 사이여서 잘 못 찍더라도 창피해할 것 없이 다시 찍을 수 있다. 남들에게 보여줄 필요도 없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것도 아니므로 자연스러운 표정이나 동작만 잘 포착하면 된다. 부엌에서 요리하는 모습, 온 가족이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은 물론이고 차례, 성묘 등도 가족사진의 좋은 소재가 된다. 연출하지 않은 이런 장면은 기록만 해놔도 훌륭한 가족 앨범이 된다.

부모는 하루가 다르게 나이를 먹어 가고 아이들은 또 얼마나 빨리 크는지…. 더 늦기 전에, 이번 추석부터라도 가족들의 애틋한 모습을 폰카로 기록해 보자.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특별하지 않은 것일지라도 세월이 흐르면 얼마나 그리워하게 되는지.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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