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웃과 음식을 나눠먹으며 일상의 행복을 찾는 킨포크식 테이블이 유행이다. 하지만 식사하셨는지를 인사로 묻는 우리 민족만큼 음식 나누기를 좋아했던 ‘킨포크’도 없다. 첨단을 향해가는 21세기, 세상을 바꾸는 우리의 나눔 음식을 소개한다. 가장 좋은 것을 나누는 송이버섯전골 “전어가 가을철 바다의 진미라면, 송이버섯은 산에서 나는 진미라 할 수 있어요. 버섯 중의 왕이라 할 수 있는 송이버섯은 산속 깊은 곳의 소나무 중에서도 적송의 그늘 아래서만 돋아난다고 하여 송이버섯이라 불리죠. 예부터 송이버섯전골은 가을에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제철 음식으로 여겼기에, 송이버섯을 캔 날은 이웃 사람들과 함께 모여 먹었다고 합니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면 기쁨이 배가되니까요.”
How to make 1 송이버섯은 얇게 져며 썰고, 느타리버섯과 팽이버섯은 밑동을 잘라 가닥을 나눈다. 2 애호박과 대파, 배추속잎, 무, 청 · 홍고추는 긴 직사각형 모양으로 썬다. 3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를 나누어 지단을 부쳐 채소 크기로 썬다. 4 소고기는 분량의 양념으로 밑간한다. 5 전골냄비에 ②의 채소와 느타리버섯, 팽이버섯을 돌려 담고 가운데 양념한 불고기와 송이버섯을 듬뿍 올린다. 다시마물에 국간장과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한 후 냄비에 돌려 부어 끓이면서 먹는다.
고된 일상을 위로하는 수육 “여름내 지친 몸을 보신하기 위해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소고기나 개고기를 가마솥에 끓여 먹었어요. 수육 만드는 날이면 동네잔치가 열렸지요. 고기는 수육으로 먹고, 국물은 국을 끓여 푸짐하게 상을 차렸답니다. 고기를 익힐 때는 푹 끓여야 하기 때문에 실로 고정해야 모양이 틀어지지 않아요. 여기에 곁들여 먹는 채소는 기호에 따라 바꿔도 되고요.”
How to make 1 소고기는 실로 고정한 뒤 냄비에 물, 향신채 재료와 함께 넣어 푹 삶는다. 소고기는 건져 한 김 식힌 뒤 얇게 썬다. 2 오이는 반으로 갈라 져며 썰고, 대파와 깻잎은 곱게 채썰어 찬물에 담갔다 건진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겨자소스를 만든다. 4 소고기와 채소를 접시에 담고 차갑게 식힌 육수를 자박하게 끼얹은 뒤 겨자소스를 곁들인다.
나눔을 위한 음식 송편 “송편은 추석을 상징하는 대표 음식이죠. 햅쌀로 빚는다고 하여 ‘오려송편’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오려’는 올벼를 뜻하는 말이에요. 송편이란 이름은 떡을 찔 때 서로 달라붙는 것을 막기 위해 사이사이에 솔잎을 깐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요. 우리 조상들은 항상 떡은 이웃과 나누어 먹는 음식으로 여겨 송편에 다양한 소를 넣어 만들어 나눠 먹었답니다.”
How to make 1 멥쌀은 물에 반나절 정도 불린 후 방앗간에서 소금을 넣어 빻는다. 2 풋콩은 껍질을 까서 삶아 식힌 후 소금으로 간해 풋콩소를 만든다. 깨소는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다. 3 밤소는 밤을 삶아 껍질을 까고 체에 내린 후 소금과 꿀, 계핏가루를 섞어 만든다. 4 ①의 멥쌀가루를 체에 2번 내린 뒤 4등분한다. 나눈 멥쌀가루에 각각 백년초가루, 쑥가루, 단호박가루, 포도가루를 분량대로 섞고, 뜨거운 물을 조금씩 넣어가며 각각 차지게 반죽한다. 5 ④의 반죽을 밤톨 크기로 떼어 둥글게 빚은 후 속을 파고 소를 다양하게 넣어 조개 모양으로 빚는다. 6 김이 오른 찜통에 젖은 면보와 솔잎을 깔고 송편을 올려 25분 정도 찐 후 찬물에 재빨리 담갔다 건져 참기름을 바른다.
따뜻한 위로의 음식 버섯들깨탕 “예부터 가을에는 버섯 요리를 많이 해 먹었어요. 산에서 딴 향이 풍부한 버섯을 기름에 달달 볶아 들깨즙을 넉넉히 넣어 만든 버섯들깨탕을 이웃과 나눠 먹었죠. 들깨가루는 너무 일찍 풀면 고소한 맛이 없어지므로 버섯 맛이 충분히 우러난 뒤에 넣어야 한답니다. 더 걸쭉하게 끓이고 싶다면 들깨가루를 넣을 때 찹쌀가루를 섞어서 풀어주고요.”
How to make 1 소고기는 한입 크기로 얇게 저며 분량의 양념 재료에 밑간한다. 2 표고버섯은 갓만 채썰고, 느타리버섯은 손으로 찢는다. 팽이버섯은 밑동을 자르고 가닥을 나눈다. 3 양파는 채썰고, 쪽파는 송송 썬다. 4 달군 냄비에 소고기를 넣어 볶은 뒤 표고버섯을 넣어 볶다가 다시마물을 붓고 끓인다. 5 ④에 느타리버섯과 팽이버섯, 양파를 넣고 한소끔 끓인 후 버섯이 익으면 들깨가루를 푼다. 다진 마늘, 국간장,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간을 맞춘 후 송송 썬 쪽파를 넣는다.
가을 햇살을 나누는 토란대장아찌 & 나물 “토란은 추석이 지나고 나면 더 왕성하게 자라요. 토란 잎줄기나 토란대도 풍성하므로 먹을 때마다 그때그때 따서 요리했지요. 옛날에는 토란대로 장아찌도 담그고, 나물 반찬도 만들어 옆집, 뒷집과 나눠 먹었어요. 9월 말이 되면 머윗대도 많이 나므로 머윗대도 같은 방법으로 활용하기 좋아요.”
How to make 1 토란대는 겉의 섬유질을 벗겨내고 칼로 2~4쪽으로 나눠 삶는다. 2 삶은 토란대는 물에 담가 아린 맛을 제거한 뒤 물기를 닦고 밀폐용기에 굵은소금을 살짝 흩뿌리면서 차곡차곡 담는다. 3 냄비에 절임물 재료를 넣고 팔팔 끓여 식힌 뒤 ②에 붓고 밀봉한다. 4 2~3일 후 ③의 국물만 따라 팔팔 끓여 식히고 붓는 과정을 2~3회 반복한다. 한 달 후부터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How to make 1 불린 토란대는 끓는 물에 삶아 꼭 짠다. 2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①의 토란대와 다진 파, 다진 마늘을 넣어 볶는다. 3 ②에 국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고, 다시마물을 붓고 뚜껑을 덮어 익힌다. 4 ③에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골고루 무친다.
천·지·인의 기운 담은 토란국 “추석에는 하늘과 땅 위, 땅 밑의 열매를 모두 먹는다는 의미에서 송편과 과일, 토란국을 함께 먹었어요. 토란국만 넉넉하게 끓여놓으면 갑자기 손님이 와도 밥과 함께 내놓기만 하면 맛깔스런 상이 차려진답니다. 토란은 쌀뜨물에 데친 뒤 사용해야 아린 맛이 없어져요.”
How to make 1 토란은 껍질을 벗긴 뒤 쌀뜨물에 소금을 넣고 끓인 다음 찬물에 헹군다. 2 다시마는 염분을 닦고 1×2cm 크기로 자른다. 3 소고기는 결 반대로 납작하게 썰어 분량의 양념으로 밑간한다. 4 냄비에 ①의 토란과 ③의 소고기를 넣고 볶다가 물 3컵을 부어 한소끔 끓인 다음 나머지 물과 다시마를 넣고 한 번 더 끓이다가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가을 잔치 음식 국화전 “조상들은 계절에 맞는 꽃으로 화전을 즐겨 만들어 먹었어요. 국화전은 늦가을의 별식이죠. 이웃과 함께 들에 핀 국화꽃을 따서 즉석에서 만들어 먹으며 화전놀이를 즐겼답니다. 꽃의 색을 곱게 하려면 꽃을 미리 반죽에 붙이지 말고 반죽이 어느 정도 익으면 올려 열기만 살짝 주세요.”
How to make 1 볼에 찹쌀가루를 넣고 끓는 물을 부어 귓불 정도의 굳기로 말랑하게 익반죽한다. 2 ①의 반죽을 밤톨 크기로 떼어 동글납작하게 빚는다. 3 식용유를 두른 팬에 ②를 올려 한쪽 면이 익으면 식용 국화꽃을 붙인다. 4 다른 한쪽 면을 마저 익힌 뒤 꽃을 붙인 쪽을 한 번 더 살짝만 익힌다. 설탕 뿌린 접시에 올린 뒤 꿀을 뿌린다.
기획 · 한여진 기자 | 진행 · 김진경 프리랜서 | 사진 · 홍중식 기자 | 도움말 · 한국전통음식연구소 | 요리 · 김영빈(수랏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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