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도세자와 영조를 보는 삼각편대…영화 ‘사도’, 소설 ‘사도’, 역사서 ‘버림받은 왕자, 사도’
이준익 감독의 영화 ‘사도’의 기세가 심상찮다. 송강호와 유아인이라는 걸출한 두 명품배우의 연기가 압권이라고 한다.(필자는 아직 못 봤다.) 개봉 첫날 25만 관객이 ‘브라보!’를 외쳤다고 하니 롱런은 이미 예약한 셈이다. 올 또 한번의 1000만 한국영화가 나올 듯 하다.
이런 영화 ‘사도’의 불같은 기세에 휘발유를 부을 녀석들이 나왔다. 소설 ‘사도’(조은호 곽금주 김현철 지음 l 휴먼큐브 펴냄)와 역사서 ‘버림받은 왕자, 사도’(설민석 지음 l 휴먼큐브 펴냄)가 그것이다.
사실 소설 ‘사도’와 ‘버림받은 왕자, 사도’는 ‘사도 프로젝트’의 양 날개다. 사도의 이야기를 영화 소설 역사서 등 입체적으로 재조명하는 작업이다. 비운의 세자 ‘사도’와 왕이어야만 했던 아버지 ‘영조’의 어긋난 부자관계를 다룬 비극의 가족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다뤘다.
● 소설 ‘사도’…영화에서 다루지 못했던 영조와 사도세자의 배경이야기
소설 ‘사도’는 영화 ‘사도’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젊은 시절의 영조, 사도세자의 죽음 이후 왕이 된 정조의 이야기 등 영화에서 시간상 다루지 못한 내용을 보강하여 집필했다. 영조는 비록 아버지는 조선의 임금이었지만, 어머니는 천민에 속하는 무수리였다. 게다가 영조가 태어났을 때 이미 이복형인 경종이 왕세자가 되어 있었기에 영조는 태어났으나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영조의 삶을 들여다보면 매사 유독 까칠하고, 자식에 엄격한 영조의 성격이 동의할 수 있게 된다. 영조는 유독 아들인 사도세자에게 엄격했다. 사도세자는 총명했으며 누구보다 아버지의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영조의 잣대는 항상 사도세자의 짐작보다 훨씬 높았다. 그리고 그 잣대는 결국 벽이 되었고, 비극이 되었다.
소설 ‘사도’는 영화에서 다루지 못했던 영조와 사도세자의 배경 이야기를 추가로 다루고 있다. 또 역사적 기록을 기반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하여 역동적으로 풀어가고 있다.
● 심리학의 눈으로, 정신의학의 눈이 있어 더 풍성
뼈대가 되는 역사소설은 조은호 씨가 썼다. ‘아버지와 아들의 기억’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여기에 부록으로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가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제목으로 부자 관계를 심리학적인 눈으로 깊게 들여다봤다. 정신과 전문의 김현철 씨는 ‘아버지, 진정한 권위의 이름’을 주제로 정신의학적인 눈으로 영조와 사도세자를 진찰했다.
● 역사서 ‘버림받은 왕자, 사도’…숙종 영조 사도 정조의 4대 비극적 업보 10개 장면으로 파헤쳐
여기에 또 하나의 보너스가 있다. 그렇다. ‘사도 프로젝트’의 화룡점정이다. 역사서 ‘버림받은 왕자, 사도’가 그 마지막 방점이다. ‘버림받은 왕자, 사도’는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에 가두어 죽인 조선 최대의 비극, 임오화변을 다룬 역사서이다. 풍부한 표현력과 명쾌한 해설로 한국사 대중화의 선두주자로, 사극 영화 해설 강의에서 능력을 발하고 있는 한국사 강사 설민석이 한중록, 조선왕조실록, 임오일기 등 역사 기록과 사료를 토대로 설명한다.
사도세자의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도세자의 할아버지인 숙종, 아버지 영조, 큰아버지인 경종, 아들 정조까지 4대의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 ‘버림받은 왕자, 사도’는 이들 가족의 이야기 중 사도세자의 죽음에 닿아있는 핵심적인 사건 10개를 뽑아 다루었다. 숙종과 무수리 최씨의 만남, 영조의 어린 시절, 경종의 죽음, 사도의 어린 시절, 정조의 즉위 등 사도세자 죽음에 대한 실마리가 되는 사건을 사료를 바탕으로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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