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허망한 대마 사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일 03시 00분


○ 이동훈 5단 ● 박영롱 3단
본선 16강 7국 8보(156∼175)

흑 ●는 전형적인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 백은 좌변이 다치면 어차피 지기 때문에 156으로 버틴다. 백 162까지 교환한 박영롱 3단은 느긋하게 반상을 내려다본다. 중앙 백 대마는 빈사 상태. 굳이 대마를 잡으러 가지 않고 참고 1도처럼 백 2점을 잡아도 흑 승리는 확정적이다.

형세가 흑에게 너무 여유롭다. 하지만 이게 독이었다. 박 3단에게 치열한 수읽기를 해야 한다는 의욕을 앗아간 것. 백 대마가 살기 힘들다는 ‘감’에 의존한 박 3단은 흑 163으로 칼을 뽑아들었다.

번쩍하고 이동훈 5단의 눈빛이 밝아진 건 이때였다. 백 164, 166을 두는 이 5단의 손길이 힘차다.

이때 참고 2도 흑 1이 급소지만 백 2로 끼우는 묘수가 있다. 백 8까지 대마가 살아간다. 흑은 눈물을 머금고 흑 167을 뒀으나 백은 168, 170으로 마술처럼 한 집을 내면서 살아버렸다. 흑 173, 175로 뒤늦게 백 2점을 잡았지만 참고 1도와 비교할 때 손해만 잔뜩 본 셈. 중앙 백 대마는 원래 8집을 내고 사는 모양이었는데 지금은 무려 13집이나 났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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