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계절이 목전인가 보다. ‘거침없이 정청래’(정청래 지음)와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금태섭)가 이미 출간됐고, 앞으로 정치인의 회고록과 자서전은 물론 정치철학 등을 다뤘다는 책들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 여기저기서 열리는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는 익숙한 풍경이다.
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겨보면 그 안에 ‘살아 있는’ 정치인이 없다. 국정, 변화, 혁신, 시대, 통일, 외교 같은 거대 키워드가 가득하다. 박제화한 역사 속에 슬며시 자신을 끼워 넣어 스스로를 과대 포장한다. ‘나’는 증발해 버리고 정치인 ‘그’만 남는다.
사람들은 곧잘 생생한 스토리가 있는 문학에 감동한다. 때로 인간의 나약함과 치부를 드러내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통해 위안과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호모폴리티쿠스(정치적 인간)’들이 좀 솔직하면 좋을 텐데. 어린시절의 나약하고 보잘것없던 자신을 드러내고, 스스로 계속 성장해 가고 있다고 말하면 표를 더 얻지 않을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