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롱 3단은 뭐에 홀린 듯한 기분이었을 거다. 중반에 박 3단은 승리의 결승선에 거의 다다랐다. 상대는 멀리 떨어져 있고 이제 몇 발짝만 더 걸으면 된다.
그런데 박 3단은 갑자기 딴생각에 빠졌다. 멋진 피날레를 장식하고 싶었다. 묘기를 부리며 결승선을 통과하고 싶었던 것이다. 실전 흑 163(참고도 흑 1)으로 중앙 백을 잡으러 가는 게 그가 생각한 묘기였다. 만약 대마를 잡지 못하면 엄청난 손해를 보지만 쉽게 잡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의 수읽기에는 치열함이 부족했다. 대마를 잡기 위해서 거듭 확인해야 할 수읽기 과정이 생략됐다.
반면 절박한 처지의 이동훈 5단은 대마가 사는 길을 정확히 보고 있었다. 백 170(참고도 백 8)까지 좁디좁은 흑의 포위망 안에서 거뜬하게 살았다. 흑은 결국 5집 이상의 손해를 본 데다 선수마저 빼앗기는 치명상을 입고 끝내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흑 163으론 참고도 ‘가’로 끊어 백 ○를 잡았으면 끝이었다.
211 217 223 235 241 247 313=75. 214 220 226 238 244 274 317=208. 242=69. 275=196. 294=117. 306=301. 315=138. 337수 끝 백 4집 반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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