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와 마찬가지로 ‘KB국민은행 바둑리그’도 페넌트레이스를 마치고 포스트 시즌에 돌입한다. 올해 9개 팀이 라운드당 5명씩 출전해 18라운드씩 치렀다.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1∼4위 팀은 차례로 티브로드, 신안천일염, Kixx(킥스), CJ E&M이다. 17일 Kixx와 CJ E&M의 준플레이오프(단판)를 시작으로 각 3번기의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을 차례로 갖는다. 바둑리그는 총상금 34억 원으로 우승상금은 2억 원이다. 4개 팀의 전력 분석을 통해 우승 가능성을 가늠해 봤다.
CJ E&M은 주장인 강동윤(11승 5패) 말고는 ‘믿을 맨’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신진서가 패보다 승이 많을 뿐 나머지 세 선수 모두 패가 많다. 특히 믿었던 2장 이지현의 부진은 팀의 전체적 흐름을 가라앉히고 있다. 여기에다 강동윤이 리그전 마지막 세 경기를 모두 패한 것도 부담스럽다.
Kixx는 주장 김지석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포스트 시즌 진출 팀의 주장은 최소한 70% 가까운 승률을 기록하는데 김지석만 50%에 그치고 있다. 2장인 윤준상의 눈부신 활약(13승 3패)과 3장 허영호의 뒷받침이 플러스 요소이지만 한승주 한태희의 부진이 마이너스 요소다. 김지석이 9월 이후 4승 5패로 부진하지만 부활하기만 하면 막강 원투 펀치를 보유한 강팀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바둑계에선 안정적 전력을 갖고 있는 티브로드와 신안천일염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 우승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티브로드는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팀. 지난해 포스트 시즌에선 정관장 황진단을 2 대 1로 누르고 챔피언을 차지했다. 반면 신안천일염은 2013년 챔피언결정전에서 티브로드를 누르고 우승했다.
우선 두 팀의 감독이 모두 이상훈. 바둑계에선 큰 이상훈(티브로드)과 작은 이상훈(신안천일염)으로 구별해 부른다. 큰 이상훈은 덕장 스타일로 팀의 인화에 힘쓴다. 작은 이상훈은 이세돌의 형으로 ‘촉’이 뛰어난 지장으로 꼽힌다.
여기에 각각 국내 랭킹 1위인 박정환(티브로드)과 2위인 이세돌(신안천일염)을 보유하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신안천일염은 4장 신민준(10승 4패)이 복덩이다. 올해 최다 대국(69전)에 다승 1위(47승)로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한 데다 바둑리그 최근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여기에 30대 조한승 목진석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팀 성적은 티브로드(10승 1무 5패)에 근소하게 뒤진 10승 6패지만 개인 승수는 무려 50승으로 티브로드의 43승을 크게 앞서고 있다.
티브로드는 모든 선수의 고른 활약이 장점. 그러나 이동훈 김승재 등 이름값에 비해 성적이 뛰어나지 못하고 그나마 5장인 박민규가 제 역량의 120%를 해주고 있다. 그래도 티브로드는 끈질기고 미세한 승부에 강해 한 라운드에서 3승 2패 승리를 무려 8번이나 챙겼다. 꼭 필요한 승리는 챙긴다는 의미다.
바둑리그 전문기자인 안성문 씨는 “단기전에 강한 신안천일염과 끈질긴 티브로드가 챔피언결정전에서 붙는다면 용호상박의 대결이 되겠지만 개인 승수에서 앞서는 신안천일염이 5.5 대 4.5로 유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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