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모 전문기자의 폰카시대] ‘셀피’ 찍을 때 우리가 몰랐던 사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7일 14시 47분


광각렌즈(위)와 표준렌즈(아래)는 화각의 차이로 같은 장면이라도 다른 분위기의 사진이 된다.
광각렌즈(위)와 표준렌즈(아래)는 화각의 차이로 같은 장면이라도 다른 분위기의 사진이 된다.
자동차 좌우의 백미러를 자세히 보면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이 문구는 넓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볼록거울을 달았는데 사물이 실제보다 작게 보인다는 뜻이다. 사물이 작게 보이면 멀리 있다고 판단하는 착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카메라의 광각렌즈도 실제보다 넓게, 작게 보이는 볼록거울과 같다. 거울이나 렌즈를 통해 보이는 것을 실물 그대로라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왜곡돼 있다. 사람의 눈과 가장 비슷하다는 50mm 렌즈도 우리의 실제 모습을 100% 정확하게 반영하지는 못한다.

스마트폰에서 카메라를 실행하면 렌즈는 초점거리 28mm 정도로 넓게 찍을 수 있도록 설정된다. 전면카메라로 셀피를 찍을 때 팔을 쭉 벋으면 성인 서너 명의 상반신이 쉽게 한 프레임에 잡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넓게 찍히는 만큼 주의할 점도 많아 광각렌즈의 특성과 사용법을 제대로 익혀야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광각으로 찍으면 촬영범위가 넓어 주제를 클로즈업하고 배경을 작게 배치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원치 않는 배경이나 장면이 사진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화면구성이 서투르면 어지러운 사진이 되기 쉽다. 또 프레임 중심에서 주변부로 갈수록 이미지는 더 변형된다. 풍경사진의 경우 수평이 맞지 않으면 피사체가 기울어지거나 원근감이 지나치게 강조돼 실제 크기를 왜곡한다.

전문가들은 폰카의 넓은 화각은 폭이 큰 장면을 담기보다 강조하고 싶은 주제를 부각시키는데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줌렌즈로 당겨 찍는 것보다는 광각으로 피사체에 바짝 다가가 찍는 게 좋다는 것. 주제를 클로즈업하면 뒤의 배경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작게 보이거나 화면에서 아예 빠지기 때문에 주제를 강조할 수 있다.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충분히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충고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가까이 다가간다는 의미는 물리적인 거리를 좁히는 것뿐 아니라 대상과 소통하고 교감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가 ‘이 정도면 됐겠지’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 피사체에 다가가야 힘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클로즈업할 대상을 화면 중앙에 배치하면 이미지 왜곡현상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클로즈업한 것을 화면 주변에 배치하면 이미지를 왜곡하는 렌즈특성으로 의외로 다이내믹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박경모 전문기자 mo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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