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청담동을 완성하는 방점 하나…버버리 플래그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8일 03시 00분


청담동 ‘버버리 서울 플래그십’의 모든 것

버버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청담동 명품 거리에 선보이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트렌치 코트 원단 개버딘에서 영감받은 금빛 외관에 고유의 체크 패턴이 입혀져 있어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조명이 켜지는 밤이 되면 체크 문양은 한층 화려하게 빛난다. 버버리 제공
버버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청담동 명품 거리에 선보이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트렌치 코트 원단 개버딘에서 영감받은 금빛 외관에 고유의 체크 패턴이 입혀져 있어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조명이 켜지는 밤이 되면 체크 문양은 한층 화려하게 빛난다. 버버리 제공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는 요즘 말 그대로 정중동의 상태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앞다퉈 신규 매장을 열거나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신 디자인과 공법을 집약해 랜드마크로도 손색없는 매장을 내놓으려 소리 없는 각축이 벌어지고 있다. 헨리베글린, 라펠라, 디올 등이 이미 새롭게 자리를 잡았고 까르띠에, 오메가, 샤넬 등도 연말부터 줄줄이 새로 단장한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1일 버버리가 국내에서 최초로 문을 연 대형 단독매장 ‘버버리 서울 플래그십’은 조용히 들썩이고 있는 청담동의 이 같은 변화상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주유소가 있던 터에 들어선 13층 건물은 버버리 고유의 체크 패턴이 감싸고 있어 멀리서도 단번에 눈에 띈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청담동 명품거리로의 진입을 안내한다. 더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옷을 갈아입고 있는 청담동 명품 거리의 출발점에 선 버버리 매장을 직접 탐방해봤다.

고풍스러운 유럽식 인테리어로 꾸며진 버버리 매장의 내부. 런웨이 쇼 장면이 나오는 대형 비디오 스크린이 전통과 데크놀로지의 이색적 만남을 보여준다. 버버리 제공
고풍스러운 유럽식 인테리어로 꾸며진 버버리 매장의 내부. 런웨이 쇼 장면이 나오는 대형 비디오 스크린이 전통과 데크놀로지의 이색적 만남을 보여준다. 버버리 제공

▼스카프·트렌치코트… 세계와 동시에 즐기는 바로 그 체크무늬▼


패션과 테크놀로지의 만남


매장 입구로 들어서자 2015 버버리 프로섬 가을겨울(F/W) 의상을 걸친 모델들의 런웨이 장면이 2m에 달하는 대형 비디오 스크린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버버리는 패션하우스 중에서도 패션과 디지털을 혁신적으로 접목시킨 여러 가지 정책과 시도들을 선보여 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0년부터 버버리 쇼를 홈페이지뿐 아니라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도 중계해 디지털 생중계의 선두주자로 불렸고 구매한 제품에 붙은 칩을 스캔하면 제작 과정과 디자인 영상 등을 관람할 수 있게 한 ‘스마트 개인 맞춤 서비스(Smart Personalisation)’을 시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매장에 비치된 총 9개의 스크린 역시 그 일환이다. 런던 본사에서 전송해 세계 모든 버버리 매장에서 동일한 콘텐츠들이 선보여진다.

감각적으로 편집된 영상들에 시선을 뺏겼다 눈을 돌리자 홀 가운데 자리 잡은 레이스 모티브의 컬렉션들이 보였다. 플라워 문양의 포인트가 가미된 미니 버킷백과 원피스 느낌의 화사한 화이트 트렌치코트였다. 서울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여는 것을 기념해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제작된 제품들로 가방의 일련번호에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는 뜻으로 모두 ‘1/1’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버버리는 오픈 기념으로 남녀 트렌치코트와 버킷 백팩, 스카프와 액세서리 등 총 19개의 한정판 컬렉션을 판매한다고 한다.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볼거리는 바로 스카프 바(Scarf Bar)다. 스코틀랜드에서 제작되는 최상급 캐시미어 스카프는 트렌치코트 다음으로 많이들 떠올리는 버버리의 대표적 스테디 셀러. 스카프바는 30여 개의 다양한 컬러와 패턴으로 구성된 클래식 캐시미어 스카프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스카프에 직접 개인 이니셜을 새길 수 있는 ‘모노그래밍 서비스’다. 올해부터 시작된 서비스다. 제품을 고른 뒤 직접 제품에 넣을 이니셜의 색상, 폰트를 고를 수 있고 아이패드를 통해 적용된 이미지까지 확인해볼 수 있다.

메인 홀이나 스카프 바에서 그랬던 것처럼, 버버리 매장에서는 곳곳에서 아이패드나 아이맥을 볼 수 있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컬렉션과 제품을 보유했지만 고객이 찾는 제품이 국내에 없을 경우엔 온라인으로 검색해 주문하고 매장에서 찾을 수 있도록 ‘콜렉트 인 스토어(Collect in store)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가을겨울 버버리 런웨이 컬렉션은 자유분방한 보헤미안 스피릿이 뚜렷히 읽힌다. 플로럴 프린트 트렌치코트([1])나 프린지 디테일이 들어간 스카프([2]), 버킷 백([3])과 판초([4])가 그 예. 버버리 제공
올해 가을겨울 버버리 런웨이 컬렉션은 자유분방한 보헤미안 스피릿이 뚜렷히 읽힌다. 플로럴 프린트 트렌치코트([1])나 프린지 디테일이 들어간 스카프([2]), 버킷 백([3])과 판초([4])가 그 예. 버버리 제공

지금껏 없던 다양한 컬렉션

‘버버리 서울 플래그십’은 버버리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이자 최고경영자인(CEO)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감독하에 지어졌다. 지하 두 개 층과 옥상, 루프톱까지 포함해 지상 11층으로 된 건물이다. 버버리코리아 본사를 겸하고 있는 이 건물은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총 6개 층을 플래그십 매장으로 사용한다. 금빛 외관은 버버리 대표 제품인 트렌치코트의 소재 개버딘에서 가져왔다. 저녁에는 외벽에 내장된 조명이 켜지면서 버버리 체크무늬가 화려하게 드러난다.

내부 인테리어는 나뭇결이 살아 있는 벽장 장식, 코린트 양식의 대리석 계단과 헤링본 마룻바닥으로 유럽식 고풍스러움을 강조했다. 국내 최초의 대형 단독 매장답게 층마다 다채로운 아이템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지하 1층에는 여성 가방과 함께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슈즈 코너가 따로 마련됐다. 2층에는 캐주얼 재킷부터 오피스 룩까지 여성을 위한 다양한 컬렉션이 있다. 여성 정장은 국내에서는 역시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다. 3층은 런웨이 컬렉션인 ‘버버리 프로섬’, 4층은 남성 고객을 위한 슈즈, 가방, 정장, 이브닝 슈트 등이 망라돼 있다.

5층 역시 조금 특별한 공간이다. 버버리 프라이빗 고객 전용 라운지인 이곳은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들을 위해 마련됐다. 미리 예약하기만 하면 사전에 등록돼 있는 고객의 취향에 맞춰서 미리 추천 제품들을 선별해 놓는다. 전문 상담원 5명이 상주한다. 대형 전신거울이라고 생각했던 공간을 밀자 고객의 선호도를 고려해 골라놓은 옷과 액세서리, 슈즈 등이 정렬된 옷장이 나타났다. 여유를 갖고 편안한 쇼핑을 즐기기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버버리 측은 “제품 사이즈, 색상 등 구매 정보가 데이터베이스로 축적돼 버버리 세계 어느 매장을 가도 동일한 쇼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클래식과 보헤미안의 만남

여러 종류의 컬렉션들이 있지만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은 트렌치코트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버버리 트렌치코트들이었다. 영국 북부 캐슬퍼드에서 100개가 넘는 공정을 거쳐 탄생하는 헤리티지 트렌치 코트는 100년이 넘도록 전 세계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제품이다. 허니, 스톤, 블랙 세 가지 색상이던 여성 헤리티지 트렌치 컬렉션은 올해 네이비와 퍼레이드 레드 컬러를 더해 총 다섯 가지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수십 종류의 다양한 컬러로 벽면 한쪽을 가득 채운 캐시미어 트렌치코트들도 시선을 끌었다.

매장 곳곳에서는 올해 버버리 프로섬의 2015 가을 겨울 컬렉션인 ‘패치워크, 패턴&프린트 컬렉션’의 특징들을 엿볼 수 있었다. “자유로운 영혼을 그렸다”는 베일리 CEO의 말처럼 올가을 출시된 신제품들 중에는 보헤미안의 자유분방함, 과감함이나 재치 등이 살아 있는 제품들이 많았다.

버버리는 올해 처음으로 다양한 색상과 종류의 스카프를 한자리에서 착용하고 원하는 이니셜을 새겨넣을 수 있는 ‘스카브 바’를 선보였다. 버버리 제공
버버리는 올해 처음으로 다양한 색상과 종류의 스카프를 한자리에서 착용하고 원하는 이니셜을 새겨넣을 수 있는 ‘스카브 바’를 선보였다. 버버리 제공

영국의 전통적인 더넘 퀼트에서 영감을 받은 페이즐리와 플로럴 프린트의 트렌치코트나 벨벳 시어링(양모를 잔털까지 깨끗이 손질한 고급 소재) 코트 등이 대표적이다. 최상급 울로 포근한 느낌을 선사한 태슬 판초나 니트 판초는 편안한 멋스러움이 극대화돼 있었다. 프린지를 살린 스웨이드 버킷백이나 롱 프린지 스카프 등 액세서리에서도 보헤미안적인 복고 감성이 물씬해 눈여겨 볼 만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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