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과 상변에 이르는 큰 대마를 잡으면 당연히 흑이 유리해야 한다. 그런데도 형세는 미세하지만 백이 약간 좋아 보인다. 전보에서 하변의 두터움을 흑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반면의 주도권을 놓친 탓이다.
백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조금 느슨해지면 바로 흑이 따라붙을 것이다. 그래서 흑 53 때 백 54로 치열하게 버틴다. 흑 55로 패가 나는 모양이지만 어차피 이 패는 흑이 이길 수 없다는 계산이다. 결국 백 56 때 흑이 57로 후퇴하는 선에서 타협이 됐다. 백 54로 버틴 게 반집 정도는 이득이다.
어쨌든 선수를 잡은 흑은 반상 최대인 흑 67을 차지할 수 있어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백 68. 평범한 끝내기로 보이지만 비수를 감추고 있다. 흑이 아무 생각 없이 참고도 흑 1로 받으면 촉촉수처럼 백이 여기저기를 다 활용할 수 있어 백 18까지 대마가 순식간에 살아간다. (흑 9는 6의 자리)
흑 79, 81로 집을 낸 것은 작아 보이지만 참고도와 같이 백 대마를 살리는 뒷맛을 원천봉쇄한다는 점에서 개운한 끝내기. 이런 끝내기를 하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아직 백을 완벽히 따라잡지 못한 흑은 여전히 초긴장 상태. 끝내기 승부인데 하변이 제일 변수가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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