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청계천 책방]위로가 필요한건 중국도 똑같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4일 03시 00분


최근 출장 때문에 중국에 다녀왔다. 현지 서점 몇 군데를 들르고 출판 전문가들을 만났더니 한국과 중국의 서점가 화두가 일치했다. 한국에서는 ‘미움받을 용기’가 장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용기’로 끝나는 책이 쏟아질 정도로 마음을 위무하는 책이 인기다. 파편화된 현대인들은 책에서라도 위로받고 싶다. 중국에서도 요즘 ‘신링지탕(心靈鷄湯)’ 부류의 책이 뜨겁다. ‘신링지탕’이란 국내서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Chicken Soup for the Soul·잭 캔필드)’로 번역돼 나온 책의 중국식 이름이다. 이제는 이 책처럼 영혼을 위로하는 책을 부르는 하나의 용어가 됐다. 몇 년 전에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현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취업난을 겪는 젊은이들이 ‘신링지탕’ 류의 책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미래의 불안 때문에 현재의 영혼을 잠식하는 젊은이들. 한국이나 중국이나 청춘은 언제나 아리고 시린가 보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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