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는 하변 흑 대마를 구하는 확실한 묘수였다. 이창호 9단이 이 수를 보고 있었다면 실전 같은 진행은 피했을 것이다. 흑 ●가 놓인 이상 백 ○ 두 점은 살아갈 방도가 없다. 가장 쉬운 그림은 참고 1도. 여기서 포인트는 흑 5로 그냥 잇는 것이다. 만약 7의 곳으로 먼저 단수를 치면 실전과 달리 백 ○가 살아가면서 하변 흑이 죽는다. 수순 하나 차이에 불과하지만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흑 11로 두 점을 맛있게 따내면서 하변 흑은 쉽게 살아갔다. 백이 이 변화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손해를 입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뒷맛 나빴던 하변 흑이 깔끔하게 살아가면서 백이 형세역전을 위해 비빌 언덕이 사라진 것이 문제. 이후 백이 국면을 짜나가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백은 좌상 모양 정비를 위해 12, 14로 둔다. 물론 이때 흑이 덜컥 참고 2도 흑 1로 넘으면 백 8까지 흑이 당하는 모양. 그래서 흑은 17로 물러선다. 흑이 백의 지뢰를 잘 피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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