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흑의 노림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6일 03시 00분


○ 이창호 9단 ● 한상훈 7단
본선 8강 3국 7보(121∼133)

흑 21의 단수는 초읽기에 몰려 둔 것이 아니다. 흑이 아까부터 노리고 있는 수단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단수다.

흑 23으로 붙인 것도 좋은 타이밍. 좌변 흑도 확실히 살아있는 형태가 아니어서 지금 두지 않으면 기회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백 24 대신으로 참고 1도 백 1로 반발하면 흑 2로 끊어 백의 손해가 크다.

여기까지 선수한 흑은 드디어 노림수를 터뜨린다. 흑 29, 31이 그것. 이곳만 보면 흑으로선 말도 안 되는 손해 교환. 하지만 이창호 9단은 참고 2도처럼 흑 한 점을 때려내지 못하고 고심한다. 바로 흑 ○의 효과로 인해 참고 2도 흑 2로 달리면 하변 백 대마의 숨통이 끊긴다. 흑 21의 역할이 여기서 입증된다. 이 9단은 다른 반발 수단을 찾지 못해 백 32로 물러섰고, 흑은 33(○)으로 기분 좋게 백 넉 점을 따냈다. 흑이 계속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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