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수 아델(27·본명 아델 애드킨스)이 팝 음악사에서 앨범 발매 첫 주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 치웠다.
29일(현지시간) 빌보드는 아델의 신작인 3집 ‘25’(20일 발매)의 판매량이 1주일간 미국에서만 338만 장을 넘어 2000년 남성그룹 엔싱크의 ‘No Strings Attached’가 세운 최고기록인 242만 장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25’는 지금까지 팔린 양으로만 올 한 해 미국 최다 판매 앨범이 됐다.(2위 테일러 스위프트 ‘1989’ 180만 장) 영국에서도 록 밴드 오아시스의 ‘Be Here Now’1997년·69만6000장)를 제치고 첫 주 최다 판매 앨범 기록을 경신했다. ●‘천 번은 전화했어야 하는데…’ …대서양 양쪽 노린 ‘여왕’의 귀환 작전
‘여보세요? 나야….’
아델이 10월에 먼저 공개한 3년 만의 신곡 ‘Hello’의 첫머리다. ‘추억에 대한 캘리포니아 드리밍…’ ‘천 번은 전화했어야 했는데’ ‘이쪽 편(the other side)에서 안부를 물어’ 같은 가사로 미뤄보면, 노래는 헤어져 지금은 미국에 거주하는 옛 연인을 향해 어렵게 국제전화 수화기를 든 영국 여인의 방백처럼 흐른다. 이별의 아픔을 주제로 한 ‘21’의 줄거리를 잇는 동시에, 결혼 뒤 오랜만에 음악계에 귀환하는 소감, 대서양 건너 미국 팬을 향한 호소까지 담은 치밀한 전략이다.
자비에 돌란 감독이 연출한 ‘Hello’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한 달 만에 조회수 5억 건을 넘기며 첫 한달 최고 조회수 기록을 갖고 있던 싸이 ‘젠틀맨’의 속도를 추월했다. 조용필, 서태지의 컴백 신작 홍보를 대행한 포춘엔터테인먼트의 이진영 대표는 “‘Hello’는 애잔한 감성과 고음부의 폭발하는 가창, 비영어권 국가에서도 쉽게 공감할 쉬운 가사까지, 이전 히트 곡 ‘Someone Like You’를 정확히 이으며 앨범의 티저(teaser·호기심 유발)로 가장 적합한 선택이었다. 자기 브랜드가 어디서 시작했고 자신이 왜 사랑받는지를 아델은 정확히 알고 있다”고 했다.
경인방송 FM ‘박현준의 라디오 가가’의 박현준 PDJ는 “근 몇 년 새 빌보드 차트를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과 자극적인 음악이 점령했다. 대중은 그들 눈높이에서 아픔을 다독일 노래를 기다렸다”고 분석했다.
음원 서비스에 스트리밍을 제한한 전략도 CD 많이 팔기에 기여했다. 전 세계 음원 사이트에서 ‘25’는 곡당 전반부 1분씩만 들을 수 있다. 온전히 들으려면 600원 이상씩 주고 한 곡씩 다운로드하거나 CD로 사야한다. ●‘원숙’ vs ‘평이’… 음악엔 엇갈리는 평
백조의 노래처럼 토로하는 ‘Hello’, 인디 록 같은 공간감을 지닌 ‘I Miss You’, 피아노 발라드 ‘Remedy’를 끌어안으면서도, 목소리만 바꾸면 바로 테일러 스위프트 노래가 될 듯한 팝 감각의 ‘Send My Love (To Your New Lover)’ ‘Water under the Bridge’도 ‘25’ 안에 공존한다.
국내 전문가들 의견도 엇갈린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사적이고 암울하며 보컬과 악곡 양면에서 가장 원숙한 앨범”이라고 칭찬했다. 이대화 평론가는 “2집이 짙고 강렬했다면 신작은 차분하고 우아하다. 아델이 앞으로 더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음을 알리는 초석 같은 앨범”이라고 했다. 반면 강일권 웹진 ‘리드머’ 편집장은 “멜로디와 악곡 양면에서 평이해졌다. 보컬의 힘이 멜로디나 악곡보다 더 기억에 남는다는 것은 미덕이자 단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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