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두꺼비 떡돌에 치였다’는 것은 아무 까닭 없이 벌을 받거나 남의 원망을 받게 됐음을 이르는 속담이다. ‘애돌애돌’은 매우 속상한 상태를 가리키는 이르는 사투리다. 모두 작가 최일남 씨(83)의 소설에 나오는 말들이다.
그의 소설 속 어휘들을 정리한 ‘최일남 소설어 사전’(조율)이 최근 출간됐다. 민충환 전 부천대 교수가 2400여 항목에 달하는 어휘와 속담의 뜻을 밝혀 적었고 소설 속 문장도 예문으로 달았다. 작가의 작품 166편이 대상이 됐다.
최 씨는 풍부한 속담과 관용구를 사용해서 소설을 집필해온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에는 일부 지역에서만 쓰는 사투리도 많이 등장한다. 일본어의 잔재도 있어 시대상을 확인할 수 있다. 사전에 나오지 않는 말들도 있어 민 교수는 작가의 집을 드나들면서 뜻을 묻고 답을 구했다.
‘굴풋하다’(배가 고파 무엇을 먹고 싶은 느낌이 있다), ‘빗감도 않는다’(얼씬도 하지 않는다), ‘시쁘다’(만족스럽지 않아 말이 별로 없고 기분이 좋지 않다), ‘슬픗’(‘잠시’의 방언) 등 다양한 말들이 소개됐다. 등단작 ‘파양(爬痒)’의 경우 한자 없이 제목만 보면 ‘입양을 파기한다’는 뜻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 뜻은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최일남 소설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 될 뿐 아니라 우리말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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