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날카로운 가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9일 03시 00분


○ 이동훈 5단 ● 이세돌 9단
본선 8강 4국 4보(56∼69)

백 진에 들어온 흑 ●는 날카로운 가시나 마찬가지. 직접 잡으려 하면 찔린다. 그래서 백 56, 58로 멀리서 포위망을 만든다. 이 수순으로 흑 ●를 잡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흑 57, 59가 놓이자 한때 날렵한 행마였던 백 ○가 폐석으로 변했다. 문제는 백 ○가 폐석이 되면서 우하 백의 삶 역시 졸지에 불투명해진 것. 그래서 백 62로 탈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백 ○가 살아 있었다면 백 62는 백 진을 넓히는 수였겠지만 실전에선 정처 없는 탈출 시도일 뿐이다.

백 62로 참고 1도 백 1로 끊어 흑 4점을 잡으려고 하면 흑 8로 되끊겨 거꾸로 잡힌다.

흑 63이 이세돌 9단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참고 2도 흑 1로 그냥 이으면 백 2, 4로 크게 살아간다.

하지만 흑 63을 먼저 두자 백 64로 받을 수밖에 없다. 이어 백은 참고 2도 백 2 대신 66으로 자중해야 한다. 흑 63은 고수만이 풀 수 있는 고차원 방정식이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제59기 국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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