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MOVIE]“최민식 카리스마 과연 눈부셔”… “무게 너무 잡아 어깨 빠질지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9일 03시 00분


2015년 겨울 한국 영화 ‘빅2’ <하> ‘대호’

영화 ‘대호’의 주인공 최민식이 호랑이 사냥을 위해 맨손에 총 한 자루 메고 올라가는 겨울 지리산의 스케일은 영화 ‘히말라야’ 배우들이 중무장을 하고 오르는 칸첸중가 못지 않게 ‘압도적’이다. 아래 사진은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된 몸길이 380cm, 몸무게 400kg의 ‘대호’. 뉴 제공
영화 ‘대호’의 주인공 최민식이 호랑이 사냥을 위해 맨손에 총 한 자루 메고 올라가는 겨울 지리산의 스케일은 영화 ‘히말라야’ 배우들이 중무장을 하고 오르는 칸첸중가 못지 않게 ‘압도적’이다. 아래 사진은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된 몸길이 380cm, 몸무게 400kg의 ‘대호’. 뉴 제공
영화 ‘히말라야’와 같은 날인 16일 개봉하는 영화 ‘대호’(12세 관람가)는 일제강점기인 1925년 지리산 ‘산군(山君)’으로 불린 조선 호랑이와 명포수 천만덕(최민식)이 주인공이다. 지리산에 남은 마지막 호랑이를 잡으려는 일본군과 조선인 사냥꾼들, 그리고 자신의 과거로 인해 더이상 총을 잡지 않지만 아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냥에 얽히게 되는 만덕의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해 영화 ‘명량’으로 한국영화 역대 최다 관객인 1760만 명을 모은 최민식이 영화 ‘신세계’(2012년)의 박훈정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순제작비 140억 원의 블록버스터인 만큼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한 호랑이와 최민식이 선보이는 연기 호흡도 볼거리다. 영화 속 포수 천만덕은 ‘어느 산이 됐건 산군님들은 건드리는 게 아니다’고 했건만 영화담당 기자 2명이 포수와 산군님의 이야기를 ‘건드려 봤다’.

▽김배중=영화 ‘히말라야’의 배우들도 한 고생 했다지만 ‘대호’ 배우들 고생에 비하면 명함도 못 내밀겠는데?

▽이새샘=첨단 등산복, 등산 장비 없이 얇은 무명옷에 달랑 짚신 신은 ‘최민식 형님’이 맨손으로 히말라야 못지않게 험한 지리산 타는 모습에 절로 숙연해지더라. 하하.

▽김=입이 얼어서 대사를 할 수 있겠나 싶을 정도였지? 최민식의 연기는 ‘명량’에서나 ‘대호’에서나 카리스마 넘치는 독보적 ‘원톱’으로 흠잡을 데 없었어.

▽이=하기야 호랑이가 무섭게 달려드는데 눈 하나 깜박 않고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포수, 최민식이 아니면 누가 소화할 수 있을까.

▽김=호랑이 CG도 한몫한 것 같아. CG가 자연스러우니까 최민식이 실제 호랑이를 앞에 두고 연기하는 것 같아.

▽이=호랑이가 사람들을 물어뜯고 허공으로 패대기치는 장면은 실감나다 못해 너무 끔찍하게 느껴지던데? 피도 많이 나오고…. 이게 어떻게 ‘12세 관람가’인지 의아할 정도야.

▽김=영화가 전반적으로 너무 ‘진지 열매’ 먹은 건 아쉬웠어. 만덕의 아들 석(성유빈)의 천연덕스러운 전라도 사투리로 분위기를 풀어보려 한 거 같은데 역부족이었지?

▽이=‘히말라야’에 비하면 웃음과 진지함의 완급 조절이 아쉬웠어. 너무 무게 잡아서 어깨 빠지겠던데? 최민식도 황정민에 비하면 치고 빠지는 게 좀 부족해.

▽김=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좀 지루했어. ‘명량’도 영화 초반은 지루했지만 뒷부분 해전 장면에서 지루함을 싹 날렸잖아. 난 최민식이 시원하게 한 방 날려줄 거라고 믿었는데….

▽이=꼭 시원한 한 방을 날려야만 하는 건가? 모든 것을 잃은 명포수, 짝과 새끼를 잃은 대호, 처지가 비슷한 인간과 동물의 진한 교감이 관전 포인트 같은데. 둘이 서로를 존중하며 교감하는 ‘감정선’이 웬만한 멜로의 주인공들 못지않더라고.

▽김=호랑이가 ‘영물(靈物)’이라지만 그 정도일까. 너무 똑똑한 대호가 흠이야. 의인화된 동물과 사람이 연기 호흡을 맞춘 판타지 같다고 할까. 그러면서도 일제강점기라는 시대 배경 때문인가 결말이 속 시원하지는 않지.

▽이=‘대호’ ‘히말라야’ 중에 어느 게 더 잘될까? 동료애의 ‘히말라야’와 부성애의 ‘대호’가 붙는 셈인데, 부성애 쪽이 더 강력하지 않나? 터뜨리고 쏘고 물어뜯는 ‘대호’ 쪽이 제대로 된 블록버스터 느낌이기도 하고.

▽김=난 생각이 좀 달라. 추운 연말이니 ‘히말라야’ 같은 따뜻한 감동 스토리가 더 와 닿지 않을까. 지리산의 아찔한 산세는 히말라야 못지않은 절경이지만….

김배중 wanted@donga.com·이새샘 기자
#대호#히말라야#최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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