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한국 학생들 창의력 뛰어나… 전 세계 무대로 꿈 펼치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0일 03시 00분


[Trend]‘에스모드 서울’ 찾은 크리스틴 발터보니니 에스모드 인터내셔널 교장

에스모드가 가장 뛰어난 패턴 디자인 작품을 선보인 학생에게 수여하는 금바늘상을 이달 3일 받은 김세연 씨의 졸업발표회 작품. 김 씨는 지난달 ‘제33회 대한민국 패션대전’의 대통령상도 받았다. 에스모드 서울 제공
에스모드가 가장 뛰어난 패턴 디자인 작품을 선보인 학생에게 수여하는 금바늘상을 이달 3일 받은 김세연 씨의 졸업발표회 작품. 김 씨는 지난달 ‘제33회 대한민국 패션대전’의 대통령상도 받았다. 에스모드 서울 제공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망’을 이끄는 젊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루스텡, 남성복 ‘준지’(Juun.J)를 만든 정욱준 제일모직 상무 및 디자이너….

현재 국내외 패션계에서 가장 ‘핫’한 이들의 공통점은 에스모드 출신이라는 것이다.

에스모드(ESMOD)는 패션고등예술기술학교(Ecole Sup´erieure des Arts et Techniques de la Mode)란 프랑스어의 약자로, 프랑스 나폴레옹 3세의 궁정 재단사였던 알렉시 라비뉴가 1841년 파리에서 창설한 세계 최초의 패션 교육기관이다. 라비뉴는 오늘날 널리 사용되는 줄자와 마네킹을 고안하기도 했다. 현재 에스모드는 14개국 21개 분교라는 국제적 교육망을 이루고 있다. 한국에서는 1989년 패션디자이너 박윤정 씨(현 에스모드 서울 이사장)가 에스모드 서울을 설립해 패션 전문인들을 양성해 왔다. 최근 ‘제33회 대한민국 패션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김세연 씨도 에스모드 서울 출신이다.

패션계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에스모드의 힘은 현장 실무형 패션인을 길러내는 교육에 있다는 평가다. 학생들의 졸업작품도 패션업계 실무진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외부 심사하는데, 이 졸업작품 발표회는 패션기업 대상 프로모션 형식도 띤다. 이달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에스모드 서울에서는 ‘에스모드 서울 제25회 졸업작품 발표회’가 열려 76명의 학생이 271점의 옷을 선보였다. 이 발표회에 참석한 크리스틴 발터보니니 에스모드 인터내셔널 교장을 만났다.
3일 서울을 찾은 크리스틴 발터보니니 에스모드 인터내셔널 교장. 에스모드 서울 제공
3일 서울을 찾은 크리스틴 발터보니니 에스모드 인터내셔널 교장. 에스모드 서울 제공

한국 학생들의 쇼를 본 소감은….

“매년 에스모드 서울 학생들의 작품에 깊은 감동을 받는다. 패션의 성공은 감동에 있다. 표현과 연출력이 갈수록 더 풍부해지고 있다. 여성스럽기도 하고, 구조적이기도 하고, 근사한 니트와 오버사이즈 볼륨까지 여성복 컬렉션이 다채로웠다. 남성복 컬렉션은 생각지 못했던 여러 소재와 작업으로 창의력과 기술력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란제리와 아동복의 디테일은 학생들의 수준으로 보기에 놀랍도록 정교했다.”

―한국 학생들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에스모드 서울 학생들은 개개인의 열정을 표현하도록 교수진으로부터 밀착 지도를 받는다. 한국 학생들은 재단, 소재 개발, 프린트, 레이어드,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면에서 매우 강하다. 에스모드에서는 학생들이 ‘아방가르드’적 재능을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데 한국 학생들이 이를 매우 잘 표현한다.”

―한국 패션계를 향한 조언은….

“개인적으로 한국의 패션은 ‘진정한’ 시작 단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전히 이룰 일이 많다. 이상봉, 준지 등 세계에 진출한 훌륭한 한국 브랜드가 있지만 더 큰 꿈을 꾸어야 한다. 의문을 가지고 주저함 없이 자기 브랜드를 시작하기 위해 더욱 노력했으면 좋겠다.”

―글로벌 패션업계가 지금 처한 상황과 앞으로의 과제는….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한 럭셔리 시장과 매스마켓 사이에 윤리적 패션, 장인 공예, 뉴테크놀로지, 디지털, 기능성 신소재 등이 차지할 자리가 있다.

전통과 혁신은 서로 보완적이다. 각 나라에서 젊은 학생들이 이를 이용해 차이를 만들어 내야 한다. 미래의 도구를 과거의 문화유산과 함께 활용해 그들만의 패션세계를 만드는 일은 젊은이들의 몫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만났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항상 흰 옷을 입는 것 같다.

“나는 오랜 시간 검은색과 컬러를 내 패션에서 지워나갔다. 다양한 톤의 흰색을 좋아한다. 원색의 흰색, 베이지색, 크림색, 펄이 들어간 흰색 등. 색감이 부드럽고 눈을 편하게 하며 특히 여행할 때 편리하다.”

―‘화이트 패션’에선 어떤 점을 신경 쓰는지.

“긴 옷, 레이어드, 니트를 활용해 전체적 실루엣이 망가지지 않도록 한다. 흰옷을 입을 때는 서로 다른 톤의 흰색이 잘 어우러지도록 매치해야 한다.”

―이번 동아일보 스타일섹션 Q는 연말 파티 패션을 소개한다. 추천하고 싶은 스타일이 있는가.

“모든 패션이 아주 재미있을 수 있다. 다만 옷은 제2의 피부처럼 입어서 편안해야 한다.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입어서 편한 옷 중에서 색다른 연출을 과감히 시도하기를. 개성이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지 스타일이 개성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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