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 59기 국수전… 작전 전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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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훈 5단 ● 이세돌 9단
본선 8강 4국 5보(70∼87)

백의 탈출이 시작됐다. 기약이 없다. 죽지야 않겠지만 곳곳에서 상처를 입을 게 뻔하다. 백으로선 상처를 최소한으로 막는 게 당면 과제다.

백 70으로 호구 치고 74로 웅크린 것은 안형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행마를 한 것. 지금 보폭을 넓혔다간 흑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기 쉽다. 잰걸음으로 흑의 사정권에서 빨리 벗어나거나 웅크려 안에서 사는 게 더 좋다.

그래도 흑 75로 씌우자 답답한 모양. 이어 이세돌 9단은 흑 81로 끊어 백 대마를 거칠게 몰아붙인다. 이제 백은 안에서 사는 수밖에 없다.

이동훈 5단은 뜸을 들이다 백 82를 내려놓는다. 유일한 수습책이다.

흑이 계속 백 대마의 탈출을 막으려면 참고도 흑 1로 둬야 한다. 그러나 백 2로 둬 완생이다. 흑 3의 단수에는 백 4로 그만이다. 흑이 이후 중앙 집을 크게 키우는 방향으로 둬야 하는데 모험이 따른다.

그래서 이 9단은 대마 포획 작전을 접고 실속 챙기기에 나선다. 흑 83부터 87까지 백 ○를 잡아 20집에 가까운 집을 만들었다.

그사이 백은 86으로 흑 한 점을 때려내며 중앙 쪽으로 활로를 열었다. 하지만 아직 완생은 아니다. 앞으로도 더 시달림을 당할 모양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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