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에선 족장으로 생존 기술을 뽐내고 중국 소림사에선 스님 못지않은 무술 내공을 뿜는다. 그 주인공이 한국의 시골 마을에 나타났다. 개그맨 김병만(40)이다.
5일부터 시작한 채널A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토 오후 11시)에서 김병만은 가수 박준형 김태우, 개그맨 정준하, 현주엽 전 농구 국가대표 선수 등 머슴들을 이끄는 ‘대장 머슴’으로 등장한다. 머슴들이 시골 마을의 낡은 집을 깔끔하고 살기 좋게 고쳐주는 것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다. 머슴들은 첫 방송에서 강원 정선군의 한 노부부의 40년 넘은 집을 대대적으로 보수하면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그만의 ‘아지트’에서 운동으로 수련을 하고 있던 그를 만났다.
“저도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서 처지가 힘든 분들을 돕고 싶었어요. 개그맨 데뷔 전 막노동 현장에서 일하며 건설용 공구 사용법도 익히고 관련 자격증도 많이 땄죠. 지금 사는 집도 직접 지었고요. 이게 다 ‘…머슴아들’ 하려고 그런 게 아닐까요.(웃음)”
예능 프로지만 김병만은 집수리를 할 때 다큐멘터리처럼 진지하다. 그는 “공구를 써 작업할 때 집중하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 있어 마냥 웃길 생각만 할 순 없다”며 “작업하면서 뭘 해야 더 좋은 결과가 나올지 골몰한다”고 말했다.
첫 방송에서 시멘트만 덧바르는 정도로 예상했던 뒷마당 장독대 공사는 현장에서 그의 즉석 제안으로 점점 커졌다. 김병만은 기초 부실로 장독대에 금이 갔다고 판단해 기초 보강 공사부터 진행했다. 거기에 블록을 쌓고 시멘트를 바른 뒤 다시 석재로 ‘데커레이션’까지 해 미관도 살렸다. 김병만이 전기 그라인더로 석재를 정확하게 잘라 붙이고 능숙한 미장 솜씨를 선보이자 다른 출연자의 서툰 솜씨에 역정을 내던 집주인 할아버지도 감탄사를 연신 터뜨렸다.
김병만이 진지하게 집을 고치는 동안 ‘예능’은 ‘투덜 머슴’인 현주엽이 담당한다. 195cm의 장신인 그는 일을 하다가 목을 쑥 빼고 다른 출연자들이 농땡이를 치는지 감시(?)한다. 그의 감시망에 걸린 출연자와 한바탕 티격태격하는 상황이 웃음의 포인트다.
“주엽이가 신인치곤 예능감이 좋아요. 일부러 다른 출연자들이 말 한마디 더 하게 이끌면서 살려주고 웃음을 뽑아내 주네요. 웃기는 거야 제가 마음만 먹으면 잘할 텐데 그 친구 할 일이 없어질까 봐….(웃음)”
최근 김병만이 출연하는 예능은 대부분 ‘익스트림 예능’이다. 시늉만 하지 않고 진짜 모험하고 도전한다. ‘…머슴아들’에서 지칠 때까지 일을 멈추지 않는 진정성이 아무나 따라 하기 힘든 ‘김병만표 예능’의 진수다. ‘김병만이니까 가능한 프로’를 계속 하고 싶다는 그는 최근 스카이다이빙 교관 자격증을 따기 위해 도전하는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땀 흘리며 부딪치다 보니 정도 금세 들고 ‘…머슴아들’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현장의 유쾌함과 진지함이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저야 위험한 공구 만질 땐 각 잡은 표정 짓고 있겠지만…. 하하.”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