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시동 건 추격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5일 03시 00분


○ 이동훈 5단 ● 이세돌 9단
본선 8강 4국 8보(123∼142)

백은 중앙에 아무 배경이 없는데도 ○로 중앙 흑의 엷음을 추궁하고 있다. 허허실실 전법이다. 흑이 백 ○이 약하다고 공격하면 그 힘을 역이용해 역전의 실마리를 잡아보겠다는 뜻이다. 흑도 함부로 덤비지 않고 몸조심한다. 흑 25로 한 점을 때려낸 것이 흑 전체를 연결하는 두터운 수.

백은 30, 32처럼 악착같이 흑의 약점을 찔러가고 흑은 33으로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백의 예봉을 피한다.

예를 들어 백 32에 흑은 참고도 흑 1처럼 우지끈 끊고 싶은 욕망이 생길 수 있다. 이게 바로 백이 노리는 것. 백 4가 ‘가’로 끊는 수와 ‘나’로 포위하는 수를 맛보는 좋은 수. 흑이 완벽하게 걸려드는 모습이다. 그래서 맥 빠진 후퇴 같지만 33, 37처럼 튼튼히 보강하는 것이 정수다.

백은 흑이 물러선 틈을 타 40, 42로 흑 한 점을 잡으며 성과를 올렸다. 아무 기반이 없던 중앙에서 두 집을 만든 것은 아마추어가 볼 땐 별 소득이 아닌 거 같지만 프로의 시각에선 꽤나 성공적이다.

백이 추격에 시동을 걸며 거리를 좁혔으나 아직 역전은 아니다. 그리고 흑 A로 파호하면 여전히 중앙 백은 미생이다. 흑도 A를 당장 결행하긴 어렵지만 백에겐 늘 부담스러운 일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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