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승 전문기자의 스님의 밥상을 엿보다] <3회> 진주 의곡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8일 13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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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소중하다. 먹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기에 ‘먹는 것은 사는 것’이다. 음식에는 마음이 들어있다. 만든 이와 먹는 이의 마음이 음식을 통해 만난다. 음식은 삶에 활력소를 준다. 색다르고, 맛있고, 몸에 좋은 것을 찾아 먹는 것은 일상의 재미중 하나다.

대중들의 요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먹방’ ‘쿡방’ 덕분이다. 요리는 어렵고 귀찮은 게 아니라 쉽고 재미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소박하기만 한 스님들의 밥상에도 마음과 즐거움이 있다.

스님들의 밥상에는 어떤 마음과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 1년간 그것을 찾아 나선다. 》

<3회> 진주 의곡사

의곡사(義谷寺)는 경남 진주시 상봉동에 있는 도심 사찰로 665년 혜통조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절이다. 임진왜란 때 근정사란 사명으로 불렸으나 의병을 양성하고 진주성이 함락 된 후 끝까지 왜군에 맞서 싸운 후부터 ‘의로운 골짜기에 있는 절’이란 뜻을 가진 의곡사로 불리게 됐다.

의곡사는 신도가 중심인 사찰이다. 주지인 원담스님은 좋은 절의 조건으로 “스님들이 잘 살고, 신도들이 신행을 잘하는 것”을 꼽았는데 스님들의 잘사는 것은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절은 시내 한가운데 있지만 비봉산 자락에 있어 맑은 공기와 좋은 기운이 넘쳐난다.

다음2편에서는 의곡사의 음식을 소개한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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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 원담스님(가운데)이 오른쪽 여신도의 생일을 웃으며 축하하고 있다. 스님의 축하를 받는 여신도의 웃음도 어린 소녀만큼이나 해맑다. 의곡사는 창건 이후 1300년 만에 처음으로 비구니(여승) 스님이 주지를 맡고 있다. 스님은 신도들과 힘을 합쳐 의곡사를 서울 조계사처럼 진주를 대표하는 도심 속 사찰로 만들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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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보편시방중(부처님의 몸은 시방세계에 두루 계시니)’이라고 쓰인 대웅전 주련 뒤로 둥그렇게 휜 나무 계단이 불자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계단은 산신각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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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각 앞에서 의곡사를 설명하는 원담스님의 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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