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 원담스님(가운데)이 오른쪽 여신도의 생일을 웃으며 축하하고 있다. 스님의 축하를 받는 여신도의 웃음도 어린 소녀만큼이나 해맑다. 의곡사는 창건 이후 1300년 만에 처음으로 비구니(여승) 스님이 주지를 맡고 있다. 스님은 신도들과 힘을 합쳐 의곡사를 서울 조계사처럼 진주를 대표하는 도심 속 사찰로 만들고 싶어 한다.
회광선원(廻光禪院)에서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참선을 하고 있다. 회광선원은 일반 시민들을 위한 선방이다. 불자들은 요즘 안거(安倨, 여름과 겨울 90일 동안 산문 밖으로 나가지 않고 참선에 열중하는 것)를 맞아 새벽부터 저녁까지 참선을 한다.
‘불신보편시방중(부처님의 몸은 시방세계에 두루 계시니)’이라고 쓰인 대웅전 주련 뒤로 둥그렇게 휜 나무 계단이 불자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계단은 산신각으로 향한다.
.산신각 앞에서 의곡사를 설명하는 원담스님의 손이다.
회광선원 툇마루에 입승(入繩, 선방의 규율과 질서를 책임지는 스님) 스님의 가사와 장삼이, 댓돌에는 털신이 놓여 있다.
진산스님이 발 뒤에서 한 신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발은 스님의 발밑까지는 내려오지 않아 하얀 양말을 신은 스님의 발이 돋보인다.
대웅전 지붕 위에서 비둘기 몇 마리가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쉬고 있다. 비둘기들이 보고 있는 곳은 진주시내. 의곡사가 있는 비봉산(飛鳳山:봉황이 날아간 산)은 원래 큰 봉황이 있다는 뜻의 대봉산(大鳳山)이었는데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려고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저 비둘기들도 언젠가 봉황이 되는 날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회광루 문살에 붙어있는 나무거북. 거북이의 그림자는 실물보다 더 크다. 이 건물을 지을 때 회광루가 오래도록 튼튼히 있으라는 바람을 담아 십장생의 하나인 거북이를 붙인 듯 하다.
진산스님이 천불전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다. 스님은 천일기도 중인데 하루에 네번 기도를 나눠 하는 ‘4분정근’을 통해서다. 스님은 오전 기도는
두시간씩, 밤기도는 1시간 30분씩 올린다. 스님 주위에 난방기구가 있긴 하지만 법당의 한기를 조금 완화시켜줄 뿐이다.
의곡사 밖은 산이 아니라 도시다. 저녁 공양을 마친 두 스님이 경내 주차장을 산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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