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우직하게 vs 잽싸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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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 ● 이지현 5단
본선 4강 1국 4보(59∼80)

백 ○에 대해 흑은 ‘당황하지 않고’ 59, 61로 뚫어버린다. 미리 준비된 진행이다. 이어 흑은 이것저것 재지 않고 69까지 꾹꾹 눌러 막는다. 흑이 우직하게 두터움을 고집하는 사이 백 66과 70처럼 알짜 명당을 빼앗긴 것은 아닐까.

이지현 5단은 지금 형세가 흑에게 좋다고 보고 있다. 유리한 형세를 지키기 위해선 이세돌 9단의 다양한 변칙 주먹에 같이 맞서기보다는 두터움을 쌓아 백을 압박하고 변화의 여지를 봉쇄하겠다는 뜻이다.

백은 흑이 그러거나 말거나 잽싸게 74처럼 계속 큰 곳을 차지한다.

이젠 흑의 두터움이 힘을 발휘할 시간. 흑 75가 백의 입장에선 고약한 수다. 참고도 백 1로 받으면 흑 6까지 백 두 점이 떨어지는 것이 아프다. 어떻게 받아도 백이 옹색한 모양이다.

‘궁하면 손 빼라’는 격언대로 이 9단은 백 76으로 우하부터 건드려 본다. 흑 79가 기로. 맘 같아선 80의 자리에 잇고 중앙 백 전체를 한 번 공격하고 싶다. 그러나 우세한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흑 79로 자중한다. 더구나 상대가 타개의 달인 이 9단이니까 지금 무리할 필요 없다. 백 80으로 백 대마가 사실상 살아가자 전체적인 흑백의 모양이 결정돼 벌써 종반 느낌이 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제59기 국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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