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성탄절을 앞두고 최근 외신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예수의 얼굴입니다. 이 모습은 10여 년 전 영국 BBC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신의 아들’에 사용된 것입니다. 영국 법의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리처드 니브가 이스라엘 갈릴리 호수 주변에서 발굴한 3개의 셈족 두개골을 토대로 컴퓨터단층촬영과 디지털 3D 기법을 통해 얼굴의 골격을 재현한 것입니다. 이 유골의 주인공들은 예수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방송인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얼굴을 올리면서 새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니브가 복원한 것은 정확하게는 예수가 아니라 그 시기에 살았던 누군가의 모습이죠. 성경에 따르면 예수는 부활했고, 현재까지 예수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됐다는 보고도 없으니까요. 외신에 따르면 니브의 복원 과정에는 두개골뿐만 아니라 당시 시대적 상황도 반영됐습니다. 비교적 검은 피부는 예수가 30세가 될 때까지 목수로 대부분 옥외에서 일했기 때문이고, 수염은 당시 유대인 전통에 따른 것입니다. 유골 주인공의 키는 약 1.5m, 몸무게는 50kg 정도로 추정됩니다.
올해 4월 교황청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숨지고 나서 부활하기 전까지 시신을 감쌌던 수의로 알려진 이른바 ‘토리노의 성의(聖衣)’를 3개월여 동안 공개했습니다. 당시 세계 각지에서 인터넷 관람 신청만 100만 건 이상이었다고 하네요.
이 성의는 종교와 과학계의 오랜 논쟁 대상으로 존재해왔습니다. 1898년 이탈리아 아마추어 사진가가 성의에서 발견한 상처투성이 남성의 형상을 예수의 모습으로 믿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 형상은 긴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 움푹 들어간 눈 등 종교적 예술품에서 묘사한 예수와 비슷합니다. 1988년 과학자 21명은 탄소연대측정법을 통해 이 성의를 1260∼1390년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그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교황청은 성의에 찍힌 얼굴이 실제 예수의 얼굴인지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소중한 성물(聖物)인 것은 분명하다는 견해를 유지해왔습니다.
“저는 사실 거장들의 명화에 나오는 서구형 미남 스타일의 ‘얼짱 예수님’보다는 평범한 BBC 쪽 예수님이 훨씬 맘에 듭니다.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와서 큰 사랑을 베푼 것이 바로 그분의 삶이었으니까요.”(천주교 대전교구 홍보국장 한광석 신부)
그의 말처럼 교계에서는 이단의 가능성이 있거나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는 한 해당 교회가 속한 지역의 다양한 예수 형상을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종종 검은 예수상을 만나기도 합니다.
당신이 그리는 예수는 어떤 모습인가요? 물론 ‘외모’야 둘째겠죠. 성탄절을 앞두고 그의 마음을 만나길 기원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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