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고뇌 녹여낸 어린아이들 일상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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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10월 2일∼2000년 2월 13일
美 연재만화 ‘피너츠’ 완전판 번역 출간

1952년 12월에 그린 찰리 브라운과 슈로더의 에피소드. 작가 찰스 슐츠는 “나는 늘 성인 독자를 생각하며 작업한다. 어린 자식에게 나를 인사시키는 부모를 만날 때 정말 불쾌해진다”고 말했다. 북스토리 제공
1952년 12월에 그린 찰리 브라운과 슈로더의 에피소드. 작가 찰스 슐츠는 “나는 늘 성인 독자를 생각하며 작업한다. 어린 자식에게 나를 인사시키는 부모를 만날 때 정말 불쾌해진다”고 말했다. 북스토리 제공
“찰리 브라운, 넌 커서 뭐가 되고 싶어?”

“… 나한테 선택의 여지가 있니?”

예닐곱 살 아이들의 일상 이야기에 어른들 세상의 고뇌를 녹여낸 만화 ‘피너츠’ 완전판의 한국어 번역본이 처음으로 출간됐다. 작가 찰스 슐츠가 1950년 10월 2일 선보인 첫 연재분부터 그가 78세 때 대장암으로 숨지고 하루 뒤 공개된 2000년 2월 13일 마지막 회까지 빠짐없이 수록해 총 25권을 2020년까지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1950∼1954년 연재분을 묶은 첫 두 권에서는 익숙한 외양을 갖추기 전의 스누피, 찰리 브라운, 라이너스 등을 만날 수 있다. “그날의 마지막 그림을 끝낸 뒤 연필, 펜, 붓을 놓고 잉크병 뚜껑을 닫을 때마다 치과의사가 의료 기구를 정리하고 불 끄는 순간을 떠올린다”고 한 슐츠는 평생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자기 손으로만 ‘피너츠’를 그렸다.

그의 전기를 집필 중인 작가 데이비드 미켈리스는 “주인공 찰리 브라운은 ‘그저 찰리 브라운으로서 계속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단하고 괴롭다’는 사실을 덤덤히 받아들인 어린아이”라고 했다. 따스하고 뽀송뽀송한 펜선 위에 슐츠가 풀어놓았던 고독과 번민의 무게를 첫 권 말미 1987년 인터뷰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항상 이 만화를 어린이용으로 떨어뜨리려 한다. 딱 질색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피너츠#찰리 브라운#스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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