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두터움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4일 03시 00분


○ 한상훈 7단 ● 조한승 9단
본선 4강 2국 2보(22∼41)

백 22, 24는 예정된 수순. 흑 25에 주목하기 바란다. 대부분의 아마추어는 흑 25 대신 백 두 점을 단수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것이다. 이 단수가 당장은 기분 좋지만 그 여파는 흑에 결코 달콤하지 않다. 실전처럼 흑 25로 둔 뒤 백의 응수에 따라 A로 나오는 수를 노리는 게 올바른 행마다. 백도 26으로 늘어 보강하는 것이 정수.

흑 31이 조한승 9단의 독특한 발상이다. 두텁지만 한없이 발이 느린 수. 함부로 따라 하기 어려운 수법이다. 꼭 필요한 두터움이 아니라면 발이 느려져 상대의 경쾌한 행마에 뒤질 수 있다. 그래서 흑 31과 같은 두터움의 가치를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백 32와 같은 대세점을 당해도 흑 31이 훨씬 낫다는 계산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백 36으론 37의 곳 부근에 두는 것도 일책이지만 참고도와 같은 진행이 싫었던 듯하다. 흑이 두터운 상황에서 흑 15까지 전투가 벌어지면 백이 유리할 게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좁지만 두터운 백 36이 등장했다. 두 대국자가 서로 두터움 경쟁을 벌이는 듯한 느낌이다.

흑 41 이후 백은 고민에 빠졌다. B로 밀까, C로 뚫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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