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56으로 치받은 뒤 58로 우변 백을 서로 연결한 것은 궁색해 보이지만 실전적인 수법. 일단 우변을 안정시켜 놓고 차후를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대신 흑 59, 61로 끊자 중앙 백 말은 우변과의 연결이 끊겨 근거를 잃었다.
물론 백도 64로 끊어 일전불사의 작전으로 나선다. 두텁게 힘을 비축해 오던 흑백이 한번 부딪치자 격렬한 힘겨루기를 시작한다. 흑 65, 67은 어떨까. 중앙이 급박한 상황인데 귀의 두 점을 잡는 것은 한가한 건 아닐까.
하지만 참고도를 보면 흑 65, 67을 수긍할 수 있다. 만약 흑이 참고도 1로 중앙을 보강하면 패를 피하면서 중앙 백을 크게 약화시킬 순 있다. 그런데 백은 2∼8의 돌려치는 수로 65 자리의 약점을 선수로 보강하며 실리 면에서 큰 이득을 본다(흑 9는 이음). 이렇게 실리를 가져가면 백이 이후 중앙 백 여섯 점을 가볍고 보고 사석으로 버릴 수도 있다.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것.
백 68로 본격적인 패가 벌어졌다. 이 패는 사생결단의 승부 패는 아니다. 패의 대가를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관건. 자체 팻감이 부족한 흑은 73으로 좌상을 건드린다. 여기를 받아두는 게 좋을까, 아니면 패를 해소하는 게 좋을까. 69=●, 7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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