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은 전보 마지막 수인 ●로 일단 패를 양보했으나 백은 패를 해소하지 않고 96, 98로 챙길 수 있는 건 모두 챙긴다. 백은 자체 팻감이 많아 흑이 다시 패를 해도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흑으로선 팻감을 쓰는 과정에서 뒷맛이 풍부했던 좌상귀 흑 돌이 확실히 잡힌 형태가 돼 실리로는 손해 본 상황. 어떻게든 패를 이겨 손실을 만회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한상훈 7단의 구상대로 백의 자체 팻감은 화수분처럼 끝없이 나온다. 흑이 109와 같이 약간 손해가 나는 팻감까지 동원하며 버텨보려 했지만 백 112 등의 팻감을 감당할 수 없다.
결국 흑은 113, 115로 다시 물러섰다. 수순에서 백 114로는 참고도 백 1로 뻗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긴 한데 흑 2, 4면 중앙 백돌이 너무 허약해져서 공수가 역전된다.
흑 115까지 흑은 중앙에서 넉 점이 폐석이 되다시피 약해지는 손해를 봤지만 대신 백 한 점을 잡으며 힘을 비축했다. 조한승 9단은 이것을 바탕으로 패싸움을 다시 한번 뜨겁게 할 모양이다. 초반에 시작된 패가 60수 가까이 지나서도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102 108=○, 105 111=99.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