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본인이 연출한 영화 ‘국제시장’으로 관객 1426만 명을 모으며 ‘해운대’(2009년)에 이어 두 번째 1000만 관객을 달성했다. 그가 제작한 영화 ‘히말라야’는 지난해 12월 개봉해 관객 700만 명을 향해 질주 중이다. 연출 데뷔작 ‘두사부일체’(2001년)부터 ‘히말라야’까지 그가 연출하거나 제작한 영화는 대부분 관객에게 사랑받았다. 바로 영화제작사 JK필름의 설립자인 윤제균 감독(47)이다. 그를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JK필름 사무실에서 만났다. 》
그는 처음부터 “하도 사람들 앞에서 도와 달라고 무릎을 많이 꿇어 ‘도가니’가 닳아 없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영화 제작 원칙에 대해 “첫 번째는 작품에 대한 겸손, 두 번째는 관객에 대한 겸손이다. ‘이 정도면 관객이 좋아할 거야’라고 자신하는 순간 ‘훅 간다’”고 했다.
“저는 요즘도 시나리오 단계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얼마나 재미를 느끼는지를 모니터링해요. 다른 제작사에서는 대부분 사라진 절차죠. 5점 만점에 4점 가까이 나올 때까지 계속 수정하죠. 영상 편집본도 4점이 넘을 때까지 반복해서 모니터링합니다.”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연출과 제작이 골고루 섞여 있다. 그는 “둘 다 힘들다. 감독은 핑계를 댈 수 없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제작자는 잘됐을 때는 감독 덕분, 안됐을 때는 자기 탓이 된다”고 했다.
그의 영화들이 좋은 성적을 냈지만 ‘지나치게 상업적이다’ ‘작품성이 없다’ 같은 비난은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는 “상업영화라는 표현보다는 대중영화라는 표현을 쓴다”고 했다. “브레인스토밍 할 때 제 기준은 ‘보고 싶은 영화인가’예요. 철저히 내가 보고 싶고 관객이 보고 싶은 영화를 하자는 거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작품성이 없다는 비판도, 좀 더 나은 웰메이드 영화를 하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해요.”
그의 영화들이 새로운 장르와 기술을 실험한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해운대’에서는 컴퓨터그래픽으로 쓰나미를 표현했고, ‘7광구’(2011년)에서는 3차원(3D) 영화를 시도했다. “관객이 돈을 내고 볼 만한, 뭔가 새로운 것이 있는 영화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커요. 그동안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요.”
그는 요즘 좀 지친 상태라고 했다. “15년 동안 17편을 연출하거나 제작했는데 그중에 원작이 있는 영화가 없다. 100% 창작물”이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 ‘킹스맨’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도 했다. “‘매드맥스’의 조지 밀러 감독이 70대잖아요. 영화를 보며 ‘나는 저렇게 못 찍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영화를 만나면 다시 자극을 받죠. 제 꿈은 흥행이나 성공이 아니라, 나이 들어서까지 영화를 찍는 거예요.”
올해 그의 목표는 다른 해보다 작지만, 의미 있는 것이다. “한국 영화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작비 30억∼40억 원으로 300만∼400만 관객을 노리는 영화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죠. 올해는 JK필름에서 그런 영화들을 제작하려고 합니다. 저희가 해서 성공할 수 있다면, 비슷한 시도들이 점점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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