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연계는 대규모 신작들이 쏟아져 공연족을 즐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25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를 비롯해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건너온 ‘뉴시즈’,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른 ‘스위니 토드’까지…. 어떤 뮤지컬과 연극을 볼지 고민하는 관객을 위해 두 분야의 전문가 각 10명씩을 선정해 놓쳐서는 안 될 작품 2개를 추천받았다. ● 화려한 성찬 차려진 뮤지컬시장
올해 뮤지컬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대형 신작’이 쏟아진다는 점이다. 전문가들 역시 신작 위주로 추천작을 꼽았다. 35%의 지지로 기대작 1위에 선정된 ‘마타하리’는 최근 5년간 흥행작을 연이어 쏟아낸 EMK의 첫 창작뮤지컬이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이중간첩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죽음을 맞은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마타하리 역에 옥주현과 김소향이 캐스팅됐고, 엄기준, 송창의, 류정한 등 스타 배우들이 합류한다. 황선아 플레이DB 기자는 “연출가 제프 칼훈, 작사가 잭 머피, 한국 관객이 사랑하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등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인정받는 제작진들이 참여했다”며 추천했다.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 서태지의 음악을 입힌 신작 뮤지컬 ‘페스트’ 역시 전문가의 추천작 2위에 올랐다. 유희성 연출가는 “박칼린 연출, 서태지의 음악, 까뮈의 소설 등 3가지 요소가 골고루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2007년 초연이후 9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스위니 토드’ 역시 올해 놓쳐선 안 될 공연으로 꼽았다.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은 “어둡고 사회 비판적인 색채가 짙은 이 작품에 한국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2012년 토니 어워즈에서 음악상과 안무상을 차지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뉴시즈’도 오는 4월 국내 초연된다. 원종연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문 배급료 인상에 맞서 파업을 일으킨 신물팔이 소년들과 언론재벌 퓰리처와의 갈등을 재미있게 풀어낸 작품”이라며 “열댓 명의 소년들이 보여주는 역동적인 안무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 기대작이 두루 분포된 연극계
올해 연극계는 특정 작품에 관심이 쏠리기보단, 다양한 기대작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추천 연극으로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인 연극 ‘날 보러와요’, 연출가 고선웅의 신작 ‘한국인의 초상’, 연출가 한태숙이 새롭게 해석한 아서 밀러의 대표작 ‘세일즈맨의 죽음’, 혁신적인 해석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독일 샤우뷔네 극단(토마스 오스터마이어 연출)의 ‘민중의 적’ 내한공연,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의 신작 ‘함익’ 등을 꼽았다. 김일송 씬플레이빌 편집장은 ‘민중의 적’을 추천하며 “좋은 작품이란 정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좋은 질문을 제기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작품”이라며 “2010년 작품 ‘햄릿’으로 햄릿 해석의 새로운 지평을 연 오스터마이어가 연출한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초상’을 추천한 이병훈 연출가는 “최근 연극 연출가로서 가장 물이 오른 고선웅의 창작 신작이어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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