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 ○에 대해선 참고도 백 1로 막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한상훈 7단이 백 38로 딴청을 피운 것은 왜일까. 백 1이면 참고도 흑 4, 6이 선수가 된다. 한 7단은 혹시 흑 4, 6이 하변 백 대마의 사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해 38을 둔 것.
하지만 참고도 흑 8로 잡으러 와도 백 13까지 대마가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결국 백 38은 지나친 기우였던 것. 백의 기우 덕분에 흑 45로 끊을 수 있어 줄곧 불리했던 흑은 백과의 간격을 거의 없앴다.
백 48로 삭감 겸 중앙을 보강한 것이 좋은 감각. 백 54까지 중앙을 보강하며 상변 흑 진까지 지우는 성과를 올렸다. 더욱이 흑이 55로 한눈을 팔자 백은 56으로 응징하며 다시 치고 나갈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흑 57로 가볍게 벗어나고자 했을 때 한 7단은 별 고민 없이 백 58로 호구 쳤다. 평소엔 매우 좋은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은 59의 자리에 붙이는 것이 더 박차를 가하는 수였다. 만약 흑이 58의 곳으로 내려서면 백 A로 끊어 큰 변화가 일어나는데 백이 불리하지 않은 진행이다. 백이 이를 놓치고 흑 61까지 진행되자 흑 모양이 깔끔해졌다. 형세는 다시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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