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출판시장에 봄소식처럼, 반가운 이름이 달려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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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2016년의 책’들

급속한 시장 침체로 출판계는 어느 때보다 추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꽁꽁 언 땅 밑에서도 새싹은 돋아날 힘을 모으는 법. 올해 잇달아 출간되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얼어붙은 출판계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베스트셀러, 지각 변동 올까

혜민 스님이 다음 달 초 새 에세이집(제목 미정·수오서재)을 선보인다. 혜민 스님이 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2012년 31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47주째 판매 1위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4, 5월경 속편인 ‘미움받을 용기2’(가제)를 같은 출판사에서 낸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30여 년간 작가로 살아온 삶을 솔직하게 풀어낸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현대문학)도 2, 3월경 출간된다. 다음 달 나오는 ‘아, 김수환’(김영사)은 김수환 추기경의 알려지지 않은 발자취를 담은 전기다.

‘7년의 밤’, ‘28’ 등의 소설로 탄탄한 독자층이 있는 정유정은 신작으로 1인칭 사이코패스 스릴러 ‘종의 기원’(은행나무)을 5월경 발표한다. 신도시의 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지는 가운데 인간 내면에 자리 잡은 악의를 밀도 있게 그린 작품이다.

작가 김숨이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 복원 과정을 치밀하게 묘사한 소설 ‘L의 운동화’(민음사)도 3월경 만날 수 있다. 김경욱의 장편소설 ‘개와 늑대의 시간’(문학과지성사)은 1982년 90명의 사상자를 낸 ‘우범곤 순경 총기 난사 사건’을 통해 그 시대를 반추한다. 편혜영의 장편소설 ‘홀’(문학과지성사)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남자가 장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갈등을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윤대녕은 11년 만의 신작 ‘피에로들의 집’(문학동네)을 다음 달 출간하고, 하성란도 신작 장편(제목 미정·창비)을 3월쯤 낼 예정이다.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장강명은 올해도 바쁜 행보를 이어간다. 북한을 배경으로 한 장편 스릴러(제목 미정·위즈덤하우스)를 6, 7월경 내고 문학공모전에 대한 심층 취재를 바탕으로 한국의 공채 제도를 짚어보는 논픽션도 하반기에 발표한다.

○ 반가운 이름, 그들이 온다

알랭 드 보통이 20년 만에 내놓는 장편소설 ‘사랑의 과정’(가제·은행나무)은 결혼한 부부의 사랑을 다룬 작품. 6월쯤 출간될 예정이다.

정치 음모 살인이 뒤얽힌 세계를 음산하게 그린 움베르토 에코의 신작 소설 ‘창간 준비호’(열린책들)도 6월경 만날 수 있다. ‘통섭’, ‘인간 본성에 대하여’로 유명한 에드워드 윌슨의 ‘개미’(글항아리)는 9월경 나온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그동안 추적했던 수많은 사회의 유형을 한 권으로 압축한 ‘컴페어링 휴먼 소사이어티즈’(김영사)도 기대작으로 꼽힌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유명한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새 소설 ‘히트맨 안데르스와 그 모든 것의 의미’(열린책들)가 10월경 출간될 예정이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한국 문학이 대중의 관심을 얻으며 침체됐던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올해는 총선이 있는 만큼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심층 분석한 책들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혜민스님#정유정#알랭드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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