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 실사영화요? 제가 판다의상을 입고 촬영하면 되죠? 어렵긴 하겠지만 굉장히 웃기겠어요. 하하.”(잭 블랙)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호텔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쿵푸팬더3’의 기자간담회. 이 영화에서 주인공 포 역할을 한 할리우드 스타 잭 블랙(47)은 실사영화에서 액션을 소화한 배우처럼 등장했다. 이런 블랙이 받은 첫 질문은 “포와 닮았다. 목소리가 아닌 실사영화에 출연할 생각 없는가”였다.
그는 ‘쿵푸팬더’ 시리즈 주제가 ‘쿵푸 파이팅’에 맞춰 어깨는 올리고 배를 축 늘어뜨리며 판다걸음으로 어슬렁거리며 등장했다. 쿵푸를 연상시키는 몸짓을 선보이던 그는 조용히 등장한 여인영 감독(미국명 제니퍼 여 넬슨·44)과 수줍은 손 하트를 연출하며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8일 개봉하는 ‘쿵푸팬더 3’는 1편(2008년)이 467만, 2편이 506만 관객을 모은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일부다. 이번 영화에는 주인공인 판다 포가 악당들과 맞서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블랙은 간담회 내내 판다 포를 연상케 하는 표정과 목소리로 좌중을 웃겼다. 젊음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치즈버거를 언급하며 “먹고 뚱뚱해져 포처럼 주름이 안 생긴다”고 말했다. 작품 속 탐나는 캐릭터를 묻자 “카이 같은 악역”이라며 ‘으하하하’라고 소리 내 웃어 폭소를 유발했다.
하지만 영화의 교훈을 이야기할 때는 “포의 성장 이야기는 고향을 떠나 일하며 어른이 되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고 말하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여 감독은 블랙에 대해 “블랙은 포 그 자체다. 포라는 캐릭터에 대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냈다”고 칭찬했다.
여 감독은 한국에서 태어나 4세 때 이민을 갔다. 롱비치 캘리포니아대에서 일러스트를 전공한 그는 ‘쿵푸팬더’ 시리즈의 제작사 드림웍스에 입사해 보조업무로 시작해 2011년 ‘쿵푸팬더2’로 감독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할리우드 대형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첫 아시아계 여성이다.
여 감독은 두 번째 연출 작품인 3편에서 무술고수들의 기를 흡수해 더 강해지는 악당 카이를 등장시켰다. 여 감독은 “1편의 호랑이, 2편의 새와 겹치지 않는 악역으로 황소 카이를 찾았다”며 “힘세고 초능력을 가진 캐릭터로 포가 쉽게 이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3편에는 판다가 무리지어 사는 판다마을이 등장하고, 새끼 판다 목소리 녹음에는 타이그리스 역을 맡은 앤젤리나 졸리의 자녀들도 참여했다. 여 감독은 “판다 마을은 안개가 걷히며 나타난 중국 청두 칭청산의 한 마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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