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와일드혼 “한국은 내게 ‘연애상대’ 같은 존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6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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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마법처럼~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 던진다….’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뮤지컬 넘버(노래)가 있다. 배우 조승우가 불러 유명해진 넘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이다. KBS ‘불후의 명곡’, MBC ‘일밤-복면가왕’ 같은 가요 경연 프로그램의 단골손님이자 뮤지컬 오디션에서 남자 배우들이 많이 부르는 애창곡이다.

귀에 ‘착 감기는’ 이 곡은 미국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57)의 손에서 탄생했다.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은 무려 11개에 달한다.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몬테크리스토’ ‘카르멘’ ‘스칼렛 핌퍼넬’ ‘천국의 눈물’ ‘보니앤클라이드’ ‘데스노트’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방한한 그는 현재 김준수가 출연하는 뮤지컬 ‘드라큘라’와 제작비 250억 원이 들어간 ‘마타하리’ 초연을 앞두고 서울에서 분초를 다투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2004년 ‘지킬앤하이드’로 한국 관객과 첫 인연을 맺은 뒤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한국은 내게 ‘연애상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실제 매년 언론에서 쏟아내는 올해의 뮤지컬 기대작에는 늘 그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2013년에는 1년간 그의 작품이 5개나 연달아 공연되기도 했다.

그의 노래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독일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많은 배우들에 의해 불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가 특별하게 여기는 뮤지컬 배우는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에 출연한 김준수다. “준수는 특별한 아티스트에요. 무모할 정도로 대담하면서도 섹시한 목소리를 가졌죠. 기회가 된다면 꼭 뉴욕에서 준수와 함께 앨범을 작업하고 싶어요.” 그는 김준수와 영어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준수에게 영어 실력을 조금 더 늘리라고 자주 ‘압력’을 넣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23일 막이 오른 ‘드라큘라’ 재공연에서 드라큘라 역의 김준수를 위해 세곡을 추가로 작곡했다. 그는 “일본 독일 등 전 세계 드라큘라 프로덕션 중 한국 프로덕션에만 ‘라스트 스탠딩 맨’(Last standing Man) ‘쉬’(She) ‘노스페라투 레시트’(Nosferatu Recit) 3곡이 추가됐다”며 “김준수의 음색에 맞춰 작곡한 곡”이라고 했다. 공연은 2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만~14만 원, 1588-5212

와일드혼 음악의 특징은 한 번 들으면 귀에 꽂히는 대중적인 멜로디다. 그는 그 비결에 대해 “뮤지컬 음악 이전에 팝음악을 작곡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1980년대 팝스타 휘트니 휴스턴의 ‘웨어 두 브론큰 허츠 고(Where do broken hearts go)’를 비롯해 나탈리 콜, 케니 지의 노래 1000여 곡을 작곡했다. “작곡은 낚시와 같아요. 음악적 영감은 항상 주변에 널려있죠. 제가 어떤 걸 잡아끌어 올리느냐에 따라 작은 물고기일지 대어일지가 결정됩니다.”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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