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이나 취업과 관련 없는 걸 하면 죄책감이 느껴져요. 책을 읽고 있으면 할 일을 미룬 채 한가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요.” 최근 한 출판사의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솔직히 말해 달라’는 질문에 나온 답변이라고 한다. 이 출판사 대표는 “출판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젊은이들마저 이러니 한숨이 나왔지만 딱히 해 줄 말이 없었다”며 착잡해했다. 해외 저자들의 책을 읽을 때면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의사, 심리상담사, 기업인 등 글쓰기가 업이 아닌데도 글을 잘 쓰는 이들이 참 많구나! 자라면서 치열하게 읽고 쓰고 생각하는 훈련을 받은 결과일 것이다. 한국에서 독서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시기는 딱 초등학교 때까지다. 책읽기가 죄의식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바꾸는 묘안, 어디에서부터 찾아야 할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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