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외모만 믿고 막 사는 사기꾼 한치원(강동원)이 감옥에서 살인죄 누명을 쓴 전직 검사 변재욱(황정민)을 만나 그의 복수를 돕는다. 3일 개봉하는 영화 ‘검사외전’(15세 이상)은 설날 연휴 기대작이다. 강동원 황정민 ‘대세’ 배우 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데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쿵푸팬더 3’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경쟁작이 없기 때문이다. ‘검사외전’은 강동원이 나온 ‘검은 사제들’과 황정민이 활약한 ‘히말라야’를 합친 만큼 폭발력을 보일까. 이 영화에 대해 본보 영화 담당 두 기자의 입장은 “강동원 보는 재미가 있다”와 “강동원 말고 뭐가 없다”로 갈렸다.
▽이새샘=한치원 너무 귀엽다. 어설픈 영어 발음으로 유학생 행세 하는 대책 없는 바람둥이 사기꾼이라니. 쇠파이프 날아다니는 시위 현장에서 ‘셀카’ 찍고, 감옥에 갇혀서도 돈 많은 여자친구를 쥐락펴락하는 장면부터 배꼽 잡았어.
▽김배중=그래? 난 그냥 여자친구랑 같이 보고 “내가 이런 영화도 참아줬다”며 생색낼 것 같은 영화던데. 여자친구가 조르지 않으면 안 볼 것 같아. ▽이=너무 냉정한데. 물론 줄거리가 좀 단순하고 갈등이 너무 쉽게 풀리는 면은 있지. 그렇지만 강동원 구경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지 않나. 어디 영화에서 강동원이 아줌마랑 춤을 추고, 대놓고 여자한테 ‘끼 부리는’ 모습을 보겠어.
▽김=너무 객관성을 잃은 거 아냐. 한치원도 강동원이 연기하지 않았다면 그냥 평범한 사기꾼 캐릭터잖아. 감옥생활에 대한 묘사나 한국 법조계, 정계에 대한 묘사도 다 어디서 본 듯하고.
▽이=이 영화를 보고도 강동원에게 함락되지 않는 자, 심장에 피가 돌지 않는 게 분명하니 구마의식(마귀를 내쫓는 의식)을 거행해야겠어.
▽김=(외면한 채) 강동원에게 무게중심이 너무 쏠린 거 같아. 특히 황정민은 존재감이 덜해 좀 아쉬웠어. 강동원은 ‘의형제’ ‘검은 사제들’에서 유난히 연배가 있는 남자 배우와 궁합이 좋았는데 이번에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이=그러고 보면 강동원 황정민 말고도 극중 변재욱에게 누명을 씌우는 검사 출신 정치인 우종길을 연기한 이성민, 황정민의 검사 시절 라이벌 양민우 역의 박성웅 등 출연진이 쟁쟁하지. 이성민은 의외로 악역이 어울리더라고.
▽김=한치원이 같은 고교 후배라는 거짓말에 양민우가 넘어가는 장면, 학연과 지연에 약한 한국사회의 단면을 비꼰 장면, 한치원이 학력을 속이며 사기를 치는 장면에서는 빵 터지긴 해. 그래도 코미디영화로는 웃음이 많이 모자라고, 범죄영화로는 치밀함이 부족해. ▽이=이렇게 의견이 갈리다니 역시 남녀의 차이인가. 그러고 보면 시사회 때 유난히 여자들 웃음소리가 컸지….
▽김=남자들한테는 강동원 얼굴이 의미가 없다니까.
▽이=명절에는 보통 가족끼리, 편하게 볼만한 오락영화를 찾으니 개봉 시기에 맞춰 내용을 ‘수위 조절’ 했다는 인상도 받았어. 너무 골치 아프거나 섬뜩하지 않게 말이야. ‘쿵푸팬더 3’는 벌써 관객 160만 명을 넘겼는데 ‘검사외전’이 치고 나갈 수 있을까?
▽김=그건 설 연휴 극장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영화 선택권이 남녀 중 누구에게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듯. ▼ 한 줄 평과 별점 ▼
이새샘 기자 훅훅 치고 들어오는 강동원의 매력에 대략 정신이 혼미 ★★★☆
김배중 기자 어디서 본 듯한 옛날 흑백영화 속에 ‘컬러풀’한 강동원 합성한 듯 ★☆ 이새샘 iamsam@donga.com·김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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