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명절이 괴로운 그대여, 걱정 말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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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힐링이 필요한 당신께 추천하는 책
취업 준비생-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약해지지마’
명절이 힘든 부부- ‘여자는 아내가 필요하다’ ‘신경쓰지 않는 연습’
쓸쓸한 어르신-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 ‘노년의 의미’

명절은 즐겁다. 하지만 닷새에 걸친 빨간 날 도망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상 차리기에 이골 난 며느리, 친척 만나기 두려운 백수 삼촌과 노처녀 이모, 살갑지 않은 자식에게 서운한 노부모…. 책은 때로 치유제가 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도서 전문가에게 힐링 서적을 추천받았다. 그대여, 설날이 와도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 친척 만나기 두려운 ‘싱글’과 청년백수

“좋은 소식 없어?” 그런 소식, 어련히 알렸을까. 위축되지 말자. 싱글 여성이라면 마스다 미리의 만화가 적적한 위로를 준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는 대표작. ‘혼자 있는 시간의 힘’처럼 혼자인 시간을 값지게 쓰는 노하우를 담은 책도 있다. 그렇다고 사랑을 포기할 순 없다. 고전 ‘오만과 편견’(민음사)은 어떨까. 짝 없이 헛헛한 마음에는 역시 제인 오스틴이다.

취업 때문에 좌절한 청년이라면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처럼 청년이 가질 비전에 대해 현실적으로 당부하는 책도 있다. 때로 비슷한 고민을 한 이의 경험담은 도움이 된다.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는 ‘평범하게 살기 위해 죽을 만큼 노력해야 하는 이상한 시대’에서 벗어나고자 소규모 자본으로 자신만의 생업 개발에 나선 젊은이의 이야기다. ‘100세 할머니 시인’으로 유명한 고 시바타 도요의 시집 ‘약해지지 마’(지식여행)도 울림을 준다. 그는 92세에 시를 써 98세 무렵 이 시집을 펴냈다.

○ 명절 이후 냉랭해진 부부

진부하지만 명절은 부부싸움의 주요 원인. 시댁 거실에서 뒹구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한숨을 쉬고, 장거리 운전으로 피곤한 남편 역시 눈치 보느라 좌불안석이다. 자기계발서 ‘나는 아직 내게 끌린다’는 상처 입은 아내들의 자존감 회복에 도움이 될 만한 책, 에세이집 ‘여자는 아내가 필요하다’는 워킹맘이 특히 공감할 만하다. 아내를 비롯한 여자의 마음을 읽기 어려운 남편이라면 상담 사례를 통해 여성 심리를 설명한 책 ‘무엇이 여성을 분노하게 하는가’도 있다. 자기계발서 ‘신경 쓰지 않는 연습’이나 ‘머리 아픈 남편 가슴 아픈 아내’도 가족, 부부 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러나 가족 간의 갈등에서 벗어나려면 한발 물러나 관찰자 시점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인원부터 사이보그까지 인류의 거대한 변화를 다룬 ‘사피엔스’ 같은 책을 읽다 보면 그까짓 부부싸움이야말로 칼로 물 베는 것 아닌가 싶을지도.

○ 새해가 쓸쓸한 노년, 그리고 자식

나이와 서운함은 비례하는 걸까. 자식은 내 맘 같지 않고 명절날 속 끓이는 일이 잦아진다.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은 요긴한 인생의 지혜를 무겁지 않게 전한다.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보다는 외로움이 낫다’ ‘자기반성은 적당하게 해야 오래 산다’ 같은 조언은 젊은이에게도 유용하다. ‘노년의 의미’ ‘나이듦 수업’ 등 나이 듦에 대한 성찰을 담은 책은 꾸준히 늘고 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아툴 가완디·부키)는 제목은 무시무시해 보이지만 죽음에 맞서 인간적 존엄을 어떻게 간직할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자식에게도 부모의 나이 듦을 대면하는 건 두렵다. 라즈 채스트의 만화 ‘우리 딴 얘기 좀 하면 안돼’는 늙은 부모를 혼자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과 불안을 담담한 어조로 들려주며 공감을 이끈다.

구가인 comedy9@donga.com·손효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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