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이 시리즈 7권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을 발간한 지 9년 만에 후속편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Ⅰ·Ⅱ를 내놓는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4억5000만 권이 팔려 성경 말고는 가장 많이 팔렸다. 새 책이 나올 때마다 장사진을 쳤던 전례로 볼 때 이번에도 세계 곳곳의 팬들이 열광할 것이다.
▷‘죽음의 성물’ 마지막은 해리 포터 부부가 호그와트행 기차를 타는 자신의 아이들을 배웅하는 장면이다. 이런 열린 구성으로 볼 때 언젠가 작가가 후속편을 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롤링은 판타지 작가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익명으로 성인소설을 썼다. 결국 팬들의 요청에 따라 해리 포터로 되돌아온 셈이다. 신작은 19년이 지난 뒤 해리 포터가 영혼의 단짝 친구 헤르미온느가 아니라 위즐리 동생과 결혼한 이후 얘기다. 둘에게선 세 아들딸이 태어난다.
▷엄밀히 말해 ‘저주받은 아이’는 소설이 아니라 7월 30일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개막하는 연극의 대본이다. 해리 역에는 영국 배우 제이미 파커, 헤르미온느 역에는 흑인 여배우 노마 드메즈웨니가 내정돼 벌써부터 화제를 모은다. 개봉도 하지 않은 연극은 이미 1년 치 티켓이 매진된 상태로 암표가 장당 385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극 장르의 특성상 많은 사람이 볼 수 없기에 연극 대본집이 출간되는 것이다. 런던에 연극을 보러 올 수 없는 지구촌의 팬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이다.
▷‘저주받은 아이’는 롤링이 혼자 쓴 것이 아니다. 영국 극작가 잭 손, 연극 제작자 존 티파니가 공동으로 썼다. 티파니는 뮤지컬 ‘원스’로 2012년 토니상 연출상을 받았다. 그가 연출한 연극 ‘렛미인’이 한국에서 상연 중이다. 가난한 이혼녀 롤링은 첫 작품 해리 포터 시리즈 하나로 돈방석에 앉았다. 그가 인세와 영화, 비디오게임, 캐릭터 판매, 테마파크로 벌어들인 수익만 우리 돈 1조 원이 넘는다. 이제 그 영역이 연극과 연극 대본으로 확장되는 걸 보며 잘 만든 스토리 하나가 얼마나 큰 마법을 부릴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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